'이태백'은 '유머'가 아니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3년 한햇동안 15~29세 청년취업자가 전년보다 19만2천명이나 줄었다. 청년실업률 7.7%. 99년 이후 최고치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세칭 '이태백' 현상이 심각한 수준임을 입증하는 수치다. 한 취업알선업체는 지난해 직업을 구하던 자사 대졸회원 가운데 일자리를 잡은 사람이 열 명 중 한 명에 불과하다는 집계도 내놨다. 새해 또다시 구직전선에 나서야 하는 '취업재수생'들은 실패에서 성공의 열쇠를 찾아내야 한다. '한번 실패는 병가지상사'라는 각오로 상반기 취업시장에 대비할 때다. ◆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다 취업전문가들은 이른바 '패잔병 우울증'을 하루빨리 털어버리고 실패원인을 철저히 분석하라고 입을 모은다. 낙방이유를 냉정하게 따져보는 것이 취업재수의 출발점이라는 것. 온라인 리크루팅 업체 잡코리아(www.jobkorea.co.kr)의 김화수 사장은 "상당수 구직자들이 '하고 싶은 일'과 '잘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하지 못한 채 구직에 나선다"고 지적한다. 인기직종이나 유행직종을 막연하게 동경하는 경우가 많지만 취업에 성공하려면 가장 자신있는 분야를 파고들어야 한다는 것. 서류전형에서 번번이 떨어졌다면 이력서나 자기소개서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서류전형에 통과한 후 면접에서 탈락하기 일쑤였다면 면접태도를 재정비할 일이다. ◆ '한 줄'을 더해라 기업별로 달라진 채용 방식에 관한 정보를 반드시 모아야 한다. 최근 많은 대기업들은 필요 인력을 '직무별'로 뽑고 있다. 직무수행능력을 갖춘 '준비된 인재'를 선발한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원하는 업무와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이력서에 관련 경력 '한 줄'이 있느냐 없느냐가 당락을 판가름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과거 기업들이 학점 외국어점수 등 계량화ㆍ수치화된 성적위주로 평가기준을 삼았다면 이제 구체적인 경험, 활용성 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는 것. '경험'이 있다면 면접에서 '할 말'도 늘어난다. ◆ '정보가 실력'이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취업문은 넓어진다. 이력서를 쓰기 전에 들어가고자 하는 기업에 대해 최대한 많은 정보를 모으자.그 기업이 선호하는 직원상이나 기업문화를 자세히 파악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그 기업에 다니는 사람을 만나보는게 가장 좋다. 이력서 내용과 면접 대답이 비할 수 없이 충실해진다.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자본금, 직원수, 매출액, 수익모델 등도 면밀히 파악해 본다. 회사의 안정성과 성장성을 가늠해 볼 수도 있다. 막연히 '귀사에 꼭 입사하고 싶다'는 구직자와 '이런 분야에 자신이 있고 이런 장점은 귀사의 어떤 부문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는 구직자가 받을 점수 차는 여러말이 필요 없을 터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