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gkp59@hanmail.net 일 때문에 중국이나 동남아 지역을 여행하는 일이 많다. 얼마 전부터인가 그 여행에 또 다른 즐거움이 생겼다. 여행에는 여러 가지 즐거움이 있겠지만,스치듯 만난 사람들과의 대화도 오랫동안 추억으로 남는다. 최근에는 이런 만남에서 내가 한국에서 온 사실을 말하면 상대방이 금방 관심을 보인다. 그 중에서도 지금까지 세대차이로 거리감이 있던 10대 20대가 더 많은 관심을 보인다. 주된 얘깃거리는 자연히 짤막한 한국어와 한류 그리고 김치얘기로 시작되어,한국의 가수나 배우 그리고 영화 음악 등으로 이어진다. 얘기가 무르익다 보면 관광이나 역사 정치 인물 등에 대한 얘기도 나온다. 결국 그들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우리 것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한류의 덕을 본 나로서는 또 한번 가슴 뿌듯해진다. 한류는 분명 한국문화를 아시아지역에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흐름을 일시적인 유행이 아닌 추세로 이어가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박수를 보낸다. 하지만 한국문화가 폭넓게 전해지기 위해서는 한류와 김치얘기만으로는 부족하다. 한류는 우리가 만난 사람들이 얘깃거리의 실마리를 풀어 주듯 그들에게 우리 문화를 알리는 실마리를 풀어 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 실마리를 따라 우리를 더 깊이 있고 뜻있게 알리는 방법 중의 하나가 풀뿌리 교류다. 얼마 전 대구에서 만난 미술을 전공하는 지인의 얘기가 인상 깊었다. 우연히 외국에서 만난 중국인이 중국의 중소도시에서 전시회를 제안해 왔다고 한다. 외국에서 전시 경험도 별로 없었고,아직은 한국 미술에 관한 관심이 적은 곳이라 미술전시회와 함께 그리 유명하지 않은 한국가수들의 공연을 곁들인 조촐한 행사를 치렀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계기가 되어 그들이 한국의 문화와 미술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지금 중국이나 동남아시아에서는 한국 문화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한국 문화는 그들이 생각하는 이상의 훌륭한 가치가 있다. 이런 문화를 오만한 자세가 아닌 겸허한 마음으로 전달하려고 할 때 그들에게 마음으로 전해 질 것이다. 그리고 그 전달 방법도 거창하고 공적인 방법도 좋겠지만,조촐하면서도 알찬 형태로 이루어질 때 그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