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방송 스카이라이프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고 물건을 사고파는 이른바 'T커머스 서비스'가 시작된 지 3개월이 됐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소비자와 쇼핑 콘텐츠가 부족하고 데이터 전송 속도가 너무 느리기 때문이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서비스를 시작한 지난해 11월 이후 겨우 2백50만원어치를 팔았다. 그것도 방송 첫달 담요 1천원,화장품냉장고 1만원 등 파격적 판촉행사를 벌여 2백37만원의 매출을 올린 것이 대부분이고 12월 이후 거래는 1건에 불과하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첫달 매출도 따지고 보면 대부분 디지털방송 관계자들이 구매한 것이어서 사실상 매출이 거의 일어나지 않았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홈쇼핑업계 1위 기업인 LG홈쇼핑의 T커머스 실적은 현대홈쇼핑보다 더 저조하다. 약 3개월간 성사된 거래건수는 20건에 불과하다. 자사 인터넷몰 LG이숍의 거래건수가 일평균 1만∼1만3천건에 달하는 것에 비하면 '제로'나 다름없다. T커머스가 부진한 것은 아직은 고객층이 두텁지 않기 때문이다. T커머스가 가능한 양방향 셋톱박스를 갖추고 있는 가입자는 스카이라이프 회원의 32% 수준인 37만가구에 불과하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초당 2MB 수준으로 느리다는 것도 T커머스 대중화를 막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 정도 속도로는 초기화면을 보는 데만 12초,리모컨을 누르고 다음 화면을 확인하는 데도 3초 이상이 걸려 소비자들이 외면하게 된다는 것. T커머스 데이터 방송을 승인제로 운영할지 등록제로 운영할지에 대한 결정이 지연된 것도 참여 업체들의 투자를 더디게 했다. 업계 관계자는 "T커머스의 가능성이 무한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시장에서 자리를 잡기까진 상당한 기간이 걸릴 것 같다"며 "일반 TV프로그램 시청 중 물건을 살 수 있는 연동형 서비스가 시행되기 전까지는 시장성이 없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