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의 외환시장 개입이 과도하다는 비판에 대해 재정경제부가 29일 "현재의 외환시장 개입은 과도한 수준이 아니며 달러 매수 개입은 필요할 경우 얼마든지 지속할 수 있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재경부는 이날 '환율과 관련된 몇 가지 오해에 대한 설명'이라는 자료를 통해 "지난해 한국의 외환보유액 증가율은 27.9%로 일본(43.4%)이나 중국(40.8%)에 비해 낮다"며 "이는 우리나라가 일본과 중국보다 적게 개입한 증거"라고 설명했다. 또 특정환율 수준을 지키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과 외환스와프 등 파생상품을 통한 외환시장 개입이 위험하다는 시장의 지적에 대해서는 "짧은 기간에 환투기가 집중될 경우에는 장기간 국가 부채를 늘리는 외평채 발행 방식보다 파생상품을 통해 대응하는게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이와 함께 외환시장 방어능력이 한계에 달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근거가 없는 얘기라고 해명했다. 최중경 재경부 국제금융국장은 "지난 97년 외환위기 때처럼 환율 상승(원화가치 절하)을 막는 달러 매도 개입은 승산이 없으나 지금처럼 환율 하락(절상)을 막는 개입은 정부의 의지만 확고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재경부의 이같은 해명에 대해 외환 전문가들은 "잘못된 외환정책을 옹호하기 위한 변명의 성격이 강하다"고 꼬집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우리보다 외환시장 규모가 몇 배나 큰 일본이나 위안화 절상 압력이 집중됐던 중국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달러 매수 개입의 한계를 부정한 발언도 물가불안 내수위축 무역분쟁 등 환율방어의 부작용을 완전히 무시한 '이상론'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외국계은행 관계자도 "파생상품 투자가 위험하다는 지적에 대해 단기변동을 막는 데는 효과적이라고 답한 것은 '동문서답'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며 "파생상품 투자로 인한 리스크를 정부가 애써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작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NDF 규제조치에 대한 설명이 해명자료에 빠져 있는 것도 이해하기 힘든 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환율방어가 국가경제에 도움이 됐다는 재경부의 주장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무리한 시장개입은 중소 수출기업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 내수기업들은 희생시키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지나친 환율방어로 인해 수출과 내수 간 양극화 현상만 심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특정 환율수준을 고집하지 않았다는 해명에 대해서도 대부분의 딜러들은 "원ㆍ달러 환율이 그동안 일정 레벨(예컨대 1천1백80원선) 이하로 떨어질 때마다 쏟아진 개입물량은 뭘로 설명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