론스타에 매각된 외환은행이 기업여신을 급격히 줄인 제일은행과는 달리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을 균형있게 확대하는 경영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로버트 팰런 외환은행장은 30일 서울 을지로 본점에서 취임식 직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환은행은 기업금융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으며 외환과 무역금융 분야에서도 지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해 기업금융 부문을 '골칫거리'가 아닌 '핵심역량'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그는 은행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관련해서도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의 시장점유율을 균형있게 확대해야 한다","외환은행이 강해지기 위해서는 기업과 소매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강조해 이를 뒷받침했다. 이 같은 발언은 '외환은행이 기업여신을 대폭 축소하고 소매만을 전문으로 하는 소규모 은행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금융계의 일반적인 예상과는 크게 다른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달용 부행장은 이와 관련,"팰런 행장은 25년 금융회사 근무 경력의 대부분을 기업금융 파트에서 채운 인물"이라며 "기업금융에 대한 맹목적인 축소전략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팰런 행장은 은행의 당면과제로 '자본력 회복'을 꼽았다. 그는 "자본력을 회복하는 방법으로는 자본시장에서 유상증자를 하는 것과 수익력 강화,부실자산 감축 등을 통해 가용자본을 늘리는 것 등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소개했다. 팰런 행장은 아울러 무역·외환 부문에서의 우위를 확고히 하면서 상품 개발과 우수 인력 확보,효율적인 마케팅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인력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고 오히려 은행의 수익성을 높이는 데 필요하다면 유능한 인재를 영입하겠다"고 말했다. LG카드 지원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상황파악을 못했다"며 "이사회를 가능한 한 빨리 열어 외환은행의 이익에 부합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