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만들자] 2부 : (5ㆍ끝) 4조2교대 근무제-유한킴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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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킴벌리의 순환근무방식은 고실업시대 "기존 일자리보장과 새 일자리 창출의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기업들이 경영효율을 높이기위해 구조조정(인력감축)을 상시화하고 신규인력채용을 최대한 억제함으로써 이른바 "고용없는 성장(기업이윤극대화)"이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에 비추어 유한킴벌리는 예외적인 케이스다.
순환근무제는 일자리 보장을 위해 단순히 기존 일자리를 나누는 방식이 아니다.
유한은 기존 직원들에 대한 꾸준한 재교육을 통해 업무능력을 '업그레이드'시킴으로써 퇴출 대상 인력을 최소화하는 한편 신규 채용도 유지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일자리 나누기의 문제점으로 지적돼온 경영실적 저하는커녕 실적이 오히려 향상됐다.
매출의 90%를 국내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유한킴벌리는 지난해 극심한 내수불황 속에서도 전년 대비 60억원 늘어난 9백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국내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인해 신규 채용을 줄이고 기존 인력을 감축해온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용창출'과 '불황극복'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것.
◆신규 일자리 33% 창출=유한킴벌리의 순환근무방식은 '4조2교대 방식'을 골자로 한다.
이 방식은 4일 동안 매일 12시간의 주간 근무 후 3일간 휴식,1일 교육,다시 4일 매일 12시간씩 야간근무 후 4일 휴식 등 총 16일 단위로 진행된다.
유한킴벌리는 지난 97년부터 군포 제1공장과 김천 제2공장에서 이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유한킴벌리 관계자는 "아직도 국내 기업의 순환근무방식은 대부분 2조나 3조 교대 방식"이라며 "이에 비해 4조 교대 방식은 신규 고용 창출 효과가 높다"고 설명한다.
대전 3공장의 경우 33%의 인원을 새로 채용했으며 1공장과 2공장,서울 본사는 20∼25%의 감원 예방 효과를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노사 윈윈(Win-Win)전략=유한킴벌리가 4조 근무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한 97년은 수입 티슈 제품이 밀려오면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지던 시기였다.
경쟁사들이 잇달아 인원 감축에 나섰고 유한킴벌리도 25%의 인원을 줄여야 할 상황.하지만 유한킴벌리는 구조조정 대신 위기의 해법을 4조 근무제에서 찾았다.
순환근무제를 통해 생산성이 높은 라인에 인원을 집중할 수 있었다.
종전 연간 2백60일이던 공장가동일이 3백60일로 늘어났다.
4조 근무제는 노·사 모두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문국현 사장은 "근로자 입장에서는 한 달에 7일을 쉴 수 있어 여가활용 기회가 많다"며 "집중적인 업무로 생산성을 높이는 데다 장기적인 휴무를 통해 여행이나 레저활동 등을 즐기기에도 적합해 직원들의 반응이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회사로서도 1인당 3백시간 이상 교육시간이 확보되기 때문에 근로자들을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문 사장의 설명이다.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4조 근무제를 실시하는 기업이 크게 늘고 있다.
포스코 한국타이어 등 50여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유독 유한킴벌리의 방식이 주목받는 것은 '평생학습체제'가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유한킴벌리는 직무 관련 교육과 컴퓨터,문화강좌 등 교양교육을 병행,직원들을 '전문가'로 키워나가고 있다.
교육이수 내용과 실무 능력 평가를 승진과 별도 직능수당 지급 기준으로 활용한다.
고용 인원 증가에 따라 인건비 부담이 5% 정도 커졌지만 불필요한 토지와 건물 등을 최소화하고 시설과 장비의 가동률을 극대화하는 등 고정비를 감축해 보완했다.
그 결과 시간당 생산량은 98년 1만5천개에서 2000년 1만7천개,2002년 1만8천개,2003년에는 2만2천개로 급증했다.
또 최근 6백일 가까이 무재해를 기록했으며 매출액은 4조 근무제 도입 직전인 96년 3천3백23억원에서 작년 7천36억원으로 급증했고 순이익도 같은 기간에 1백44억원에서 9백4억원으로 뛰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