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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설] (31일자) 정치자금법 현실에 맞게 고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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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 명의의 정치자금 기부를 전면 금지하는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정치자금법 개정안의 명분은 그럴 듯하다. 그러나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기업의 정치자금 기부는 막아놓고 임원의 기부는 허용하면 그 돈은 어디에서 나오겠느냐"는 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의 말처럼 자칫 편법만 조장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고 본다. 정치권이 기업들의 정치자금 없이 개인들의 소액 다수 기부금만으로 투명한 정치를 하겠다는데 반대할 이유는 없다. 기업 명의의 정치자금을 법으로 금지하고 있는 나라가 적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개정안이 정말 지켜질 수 있는 현실적인 안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이른바 '돈먹는 하마'라는 지구당을 폐지한다고는 하나 선거때마다 거액의 정치자금이 필수 불가결한 현재의 정치풍토를 먼저 고치지 않고는 법이 어떻게 바뀌더라도 불법 정치자금 시비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이다. 현실성 없는 법 개정이 자칫 지킬수 없는 법을 위반한 범법자만 확대 재생산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도 우려된다. 게다가 지금까지 합법으로 인정해준 영수증 처리분까지 음성적으로 거래하게 만드는 등 오히려 법개정을 아니한 것만도 못하게 만들 수 있다. 결국 현실적으로 지킬수 있는 법을 만들고, 그 법을 반드시 지키도록 하는게 중요하다. 학계에서도 영국과 같이 완전 선거공영화가 이뤄지지 않는 나라에서 기업의 정치자금 기부를 금지하는 것은 또 다른 부정을 야기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지금의 정치자금법을 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실제 정치 현실을 무시한채 좋은 말만 골라 넣는 선언문적인 성격이어서는 곤란하다. 국민들에게는 과도한 돈이 들어가는 정치의 부작용을 인식시겨주고,기업들에는 합법적인 정치자금을 낸 뒤 기업활동에만 전념할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개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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