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영화 수출액은 2천7백만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돌파했다. 구두계약을 마친 작품을 포함하면 3천만달러를 웃돌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외국영화 연간 수입액 5천만달러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한국영화의 수출은 97년까지 1백만달러를 밑돌다가 98년 3백만달러를 넘어선 이래 지난 2000년 7백만달러, 2001년 1천1백만달러, 2002년 1천4백95만달러 등으로 크게 증가해 왔다. 지난해 수출된 작품은 모두 1백50여편이지만 수출 대상국이 아시아 위주에서 유럽 각국들로 크게 확대된 점이 특징이다. 작품별로는 김지운 감독의 공포영화 '장화, 홍련'이 일본과 독일 프랑스 홍콩 등 20여개국에 총 3백30만달러에 팔렸다. 박찬욱 감독의 스릴러 '올드 보이'는 일본 도시바측에 2백20만달러에 판매돼 단일 국가 수출가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백운학 감독의 액션물 '튜브'는 2백70만달러에 팔렸고,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2백50만달러, 이재용 감독의 멜로사극 '스캔들'은 2백11만달러 상당의 수출실적을 각각 올렸다. 지난해에는 수출지역이 늘면서 작품당 평균 수출가격도 종전의 2배 수준인 20만달러에 달했다. 수출이 급증하는 이유는 한국영화가 국내에서 할리우드 영화들을 누르고 관객몰이에 성공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칸영화제, 베니스영화제 등 국제영화제 수상작이 늘면서 한국영화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진 것도 수출 증가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