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번호이동 제도가 도입된지 한 달만에
SK텔레콤에서
KTF,
LG텔레콤으로 옮긴 번호이동 고객이 3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KTF는 010신규가입자 시장에서도 SK텔레콤과 맞먹는 37만여명의 가입자를 확보해 이동통신 시장의 판도에 적지않은 변화가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따라 KTF와 LG텔레콤은 초반 기세 싸움에서 승리했다고 자평하고 졸업 입학시즌인 2월에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을 구사할 태세이다.
◆매일 1만명 이동=1일 번호이동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 1월 한달간 번호이동 고객은 30만5천2백67명으로 집계됐다.
설 연휴 등으로 휴일이 많았고 제도도입 초기에 잦은 전산장애로 번호이동이 지연됐던 점 등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으로 많은 이동통신가입자들이 번호이동을 신청했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다.
KTF는 1월 한달동안 번호이동고객 20만4천여명과 010신규가입자 37만7천여명을 확보해 20만명 이상의 해지자를 감안하더라도 무려 36만8천여명의 가입자를 늘렸다.
지난해 KTF의 순증가입자가 10만8천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달 동안에 지난해의 3배가 넘는 가입자를 끌어모은 셈이다.
LG텔레콤도 신규가입자 9만8천여명과 번호이동고객 10만1천여명을 확보해 8만∼9만명 정도의 순증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요금·서비스경쟁 촉진=번호이동제도는 이동통신사들의 요금과 서비스 경쟁을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도 도입후 이통업체들은 약정할인제 무제한요금제 등을 경쟁적으로 도입했고 통화품질 투자 증대,멤버십서비스 확대,고객서비스 향상 등 서비스 차별화 경쟁을 벌였다.
KTF관계자는 "번호이동을 한 고객의 60%이상이 요금때문에 가입 회사를 바꾼 것으로 나타났다"며 "고객이 011이라는 브랜드 보다는 요금과 서비스라는 본원적인 요소를 갖고 가입회사를 선택하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자평했다.
LG텔레콤 관계자는 "보조금지급 등 경쟁사들의 불법영업으로 가입자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요금 부문에서 가장 강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가입자를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 관계자는 "1월에 번호이동을 한 고객의 상당 수는 경쟁사들이 사전마케팅을 통해 확보한 고객들"이라며 "경쟁사들의 불·편법영업이 근절된다면 번호이동 고객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전망=3일 열리는 통신위 전체회의가 번호이동 시장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이동통신회사는 이번 통신위의 처벌 수위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달리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월부터 본격화되는 모바일뱅킹서비스도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통사들이 수천개에 달하는 제휴은행의 지점들을 자사의 영업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F와 LG텔레콤은 2월에는 번호이동에 대한 인지도가 더욱 높아지고 입학·졸업시즌에 따른 신규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번호이동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따라 △다양한 요금제 개발 △저가 고기능의 전략단말기 공급 △대리점 지원책 강화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자사의 우수한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고객유지 전략을 짜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