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편당 관객 1천만명 시대가 오고 있다. 강우석 감독(44)은 '실미도'로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갈아치웠고 강제규 감독(42)은 5일 개봉하는 초대형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로 1천만명 관객동원 목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한국영화계의 양대 흥행파워로 꼽히는 두 감독을 만나봤다. -------------------------------------------------------------- "'쉬리'를 능가하는 흥행작이 될 것입니다. 한국영화 시장 규모가 커졌고 완성도 역시 '쉬리'보다 높습니다." 강제규 감독은 액션대작 '태극기 휘날리며'에 대해 이렇게 말문을 뗐다. 1999년 '쉬리'(5백78만명)로 한국영화계에 블록버스터 시대를 열었던 그는 신작에 한국영화 사상 최대인 1백7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했다. "제작비가 너무 많다고 우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년간 한국영화를 지켜보면서 이 정도 규모는 안전하다고 결론지었습니다. 한국영화는 이제 아시아시장을 넘어 유럽과 미국시장에 진출해야 할 시점입니다. '태극기…'가 미사일처럼 세계시장을 뚫는 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한국전쟁에 휘말린 두 형제의 운명을 담은 이 영화는 한류 열풍의 주역인 장동건과 원빈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동원된 엑스트라만 해도 연인원 2만5천명에 달한다. "역대 전쟁영화 중 볼거리가 가장 많고 무엇보다 줄거리가 탄탄합니다. 더빙작업 중에 관계자들이 자주 울었습니다. 정서적으로 와닿는 부분이 많다는 뜻이지요." 그는 시나리오를 쓰면서 '한국전쟁'이란 역사와 '형제이야기'란 허구를 조화롭게 배치하는 게 난제였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 부분은 한국전쟁의 진행과정과 형제의 갈등구조가 맞아떨어지면서 의외로 쉽게 해결됐다. "전쟁 중 가족과 친지가 죽었을 때 상실감은 말할 수 없이 큽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쟁영화들은 작품성에 발목이 묶여 인간의 비애를 제대로 형상화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태극기…'는 이 점에서 차별화를 시도했습니다." 영화사 강제규필름의 대주주인 그는 최근 주식교환을 통해 상장회사 세신버팔로의 주주가 됐다. 세신버팔로 측이 '태극기…'의 흥행성을 참작한 결과라고 그는 판단하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