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FT선정 '존경받는 기업가' 43위 차중근 유한양행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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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들간 신뢰가 없다면 다른 것은 모두 무용지물입니다. 큰(big) 회사보다는 좋은(good) 회사를 만든 경영자로 평가받고 싶습니다."
최근 세계적인 종합경제지인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T)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가"에서 43위를 차지한 유한양행의 차중근 사장(58)은 경영 철학을 이같이 밝혔다.
세계 20개국 9백3명의 기업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50위 안에 들어간 국내 기업인은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22위)과 차 사장 둘 뿐이었다.
또 유한양행은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으로 42위를 기록했다.
차 사장은 "투명 경영을 내용으로 하는 유한양행의 깨끗한 이미지에다 전직원이 똘똘뭉쳐 신뢰경영에 온 힘을 쏟은 결과인 것 같다"고 선정 배경을 분석했다.
그는 취임 후 지난 1년동안 현장중시,실천중시,인재중시,신뢰경영 등 4대 경영방침을 실천하는 데 앞장서왔다.
한달에도 몇 차례씩 영업 지점과 공장을 방문,현장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었다.
"현장을 모르고는 전략을 세울 수 없으며 경영을 제대로 할 수도 없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차 사장은 또 실천경영을 위해 '핵심성과 지표제'를 도입,실행 성과를 객관적이고 정량화된 수치로 평가하도록 했다.
이 제도 도입 후 사업부와 팀들이 책임 의식을 갖고 목표에 더욱 더 매진할 수 있게 됐다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 "회사 사정이 모든 직원에게 투명하게 공개될 때 신뢰가 형성된다"며 "지난 1년동안 10차례에 걸쳐 회사경영 방침을 사원들에게 밝히고 협력을 당부하는 이메일을 직접 보낸 것도 이 때문이었다"고 털어놨다.
차 사장은 노사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요즘도 1주일에 한차례씩 노조위원장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눈다고 덧붙였다.
차 사장은 회사 이익의 사회 환원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유한양행의 대주주인 유한재단은 고 유일한 설립자의 뜻을 이어받아 불우이웃돕기,장학사업,의료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차 사장은 "기업은 개인이 아니라 사회의 소유물"이라며 "이업 이익의 사회 환원은 의무"라고 잘라 말했다.
차 사장이 힘을 쏟고 있는 또 한가지 사업은 바로 신약개발이다.
유한은 위궤양 치료제 신약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미국 FDA(식품의약국) 승인을 받은 의약품만도 3개나 된다.
차 사장은 "매출의 5%를 연구개발에 꾸준하게 투자해온 덕택"이라며 "앞으로 연구개발비를 매출액 대비 10%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다.
"올해부터는 FDA 승인 의약품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해 나가겠습니다." 그는 이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2005년 12월까지 5천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차 사장은 지난 74년 유한양과 인연을 맺은 이래 기획관리실 이사와 부사장 등을 거쳐 지난해 3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유한킴벌리 한국얀센 유한크로삭스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으며 지난해 한국물류협회로부터 한국물류대상을 받기도 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