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보카러턴에서 열리는 G7(선진7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연석회담을 앞두고 국제환율이 출렁이고 있다.


그러나 그 방향은 미 달러화에 대해 '유로화 약세, 아시아통화 강세'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외환전문가들은 지난해 사상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과 경기회복이 부진한 유로존 국가들이 아시아 통화가치 절상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어, G7회담에서 아시아 통화가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3일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과 '달러화 약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은 유럽국가들이 이번 회담에서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대해 달러약세를 용인할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존 테일러 미 재무부 차관도 기자회견을 통해 "G7회담에서는 세계경제 성장 방안과 함께 환율문제가 초점이 될 것"이라며 그 가능성을 내비쳤다.



◆ 아시화통화 강세, 유로화는 약세


G7회담을 앞두고 한국 원화를 비롯 일본 엔화, 태국 바트화,대만 달러 등 아시아 통화가 달러에 대해 일제히 급등하고 있다.


지난해 연말까지 일본정부의 '환율 방어선'인 달러당 1백7엔선을 두고 공방전을 벌였던 엔화가치는 2일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당 1백5.35엔까지 올라 3년5개월만에 최고치로 상승했다.


이어 3일 열린 도쿄시장에서도 장중 1백5.30엔까지 치솟았다.


한국 원화가치는 지난해 12월 말 달러당 1천2백원선까지 떨어진 후 상승세로 반전,3일에는 1천1백68.20원까지 올랐다.


대만 달러도 일주일 사이에 달러당 33.70에서 33.27대만달러로, 태국 바트화도 39.35에서 39.23바트로 오르는 등 아시아 통화는 예외없이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유로화는 1월 초 유로당 1.29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후 하락세로 돌아서 3일 현재 1.24달러선을 맴돌아, 아시아통화와 달리 약세 기조를 보였다.



◆ 아시아통화 강세 지속될 듯


아시아통화 강세는 G7회담 이후까지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둔 미국의 경우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경기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달러화 약세 정책을 방조할 가능성이 높고, 유로존 국가들도 경기회복을 위해 유로화에 비해 상대적으로 통화가치가 덜 오른 중국 일본 한국 등 아시아 국가에 달러화 약세를 받아들이라고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르스트 쾰러 IMF(국제통화기금) 총재는 2일 "지역별 경상수지 불균형이 세계경제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며 아시아 통화에 대한 미국의 약달러 정책을 지지했다.


이에 따라 엔화의 경우 대기업들의 사상 최고 순익, 고용시장 개선 등에 힘입어 달러당 1백엔선까지 치솟을 것이란 관측이 강하다.


단기적으로는 '유로당 1.20달러, 달러당 1백3엔'을 중심으로 환율이 움직일 것이라는게 메릴린치와 CSFB 등 미국 월가 금융회사들의 전망이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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