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류 골프장에서는 현관 근무자가 먼저 고객에게 기분 좋게 인사한 후 자동차 문을 열어주고 트렁크에서 골프백을 내려놓는다. 그러나 삼류 골프장에서는 고객은 외면한 채 곧바로 자동차 트렁크로 다가간다. "내 임무는 트렁크에서 골프백을 꺼내 옮기는 것"이란 기능위주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손님이 기분 좋을리 없다. 일류 식당에 가면 음식을 팔지 않고 고객만족을 판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고객의 심리적 만족을 높이기 위해 섬세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 골프장의 수준은 이처럼 '하드 밸류' 지향인지 '소프트 밸류' 지향인지를 보면 알 수 있다. 기업의 가치는 유형의 물질적 가치와 무형의 심리적 가치로 나눌 수 있는데 상품,설비,공장부지 등 유형적인 것이 바로 하드 밸류에 해당하는 것이다. 그러나 소프트 밸류는 브랜드 가치,기업 이미지,고객 만족도 등 무형의 가치를 말한다. 따라서 피땀 흘려 일하는 것만으로는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 과거에는 하드 밸류가 중심축이었다면 이제는 소프트 밸류가 중심축이 되고 있다. 골프장이 고객의 사랑을 받으려면 우선 소프트 조직으로 과감하게 변신해야 한다. 그리고 소프트 밸류를 중시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서는 구성원들이 '소프트 파워'를 길러야 한다. 소프트 파워란 소프트 밸류를 창출하기 위한 정신적 에너지와 창의적 아이디어를 총칭하는 것이다. 직업적 가치관,철학,직업윤리,종교,통찰력,감성력,리더십 등은 단순한 지식에 의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소프트 파워는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한다. 먼저 자신의 마음을 관리하고 나아가 고객의 마음을 기쁘게 해 주는 것이 진정한 서비스 마인드인 셈이다. "차가 고장나거나 찌그러지면 고객은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된다.정비서비스는 차만 고쳐 줘서는 안되고 고객의 마음까지 치유해 줘야 한다." 이것은 국내에도 진출해 있는 한 외국 자동차회사의 서비스 매뉴얼에 들어있는 내용이다. 이런 서비스 기준을 가진 기업들이 속속 우리나라에 상륙하고 있다. 골프장은 하드적 요소인 코스,접근성,경관,설비,기기 등이 있는가 하면 소프트적 요소인 경영 마인드,서비스,운영시스템,조직문화,이미지 등이 있다. 아무리 하드적 요소가 훌륭해도 소프트적 요소가 부족하면 고객은 실망하고 맥 빠지며 분노하게 된다. 우리나라 골프장도 이제 소프트 파워에 초점을 맞춰야 할 시대가 됐다. 경영컨설턴트·경영학박사 yoonek18@ch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