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여성'이라는 수식어 때문에 항상 '역할 모델'이 돼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지만 우리 사회도 '여성 법관'이라는 말이 무의미해지는 사회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큽니다." 서울법대 수석졸업,사법시험 최초 여성 수석합격,최초 여성 고법 부장판사 등 '최초 여성'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다녔던 이영애 서울고법 부장판사(55ㆍ사시 13회)가 11일자로 춘천지법원장으로서 사법사상 첫 여성 법원장에 오른다. 이 신임 법원장은 4일 "기관장 경험이 없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으나 재판이 본연의 임무인 만큼 법관들이 재판에 전념하도록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신임 법원장은 지난달 29일 '새만금 방조제 공사 집행정지' 결정을 뒤집고 공사 재개 결정을 내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법원장은 균형 감각을 법관의 최고 덕목으로 꼽았다. "언제나 가치관이 충돌하는 법원에서는 냉정한 균형감각이 가장 중요하죠.개인적으로는 이철희 장영자 사건과 새만금 공사중지 가처분 신청이 가장 기억에 남는 판결입니다." 이 원장은 그림감상이 취미. 술은 와인 한 잔 정도 밖에 못한다. 그는 술이 없어도 좋은 식사를 하면서,좋은 대화를 나누면 얼마든지 모임을 이끌 수 있다며 우리 사회의 술문화에 대해 비판하기도 했다. 그래서 동료 판사들과 미술전 등에 함께 가는 등 문화생활을 하면서 팀워크를 다진다. 경기여고와 서울법대를 졸업한 그는 71년 13회 사법고시에 수석합격한 후 대법원 재판연구관,사법연수원 교수,서울지법 부장판사,특허법원 부장판사와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역임했다. 김찬진 변호사와 사이에 2남3녀를 뒀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