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의 주가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2월 6만원대에서 반등하기 시작한 주가는 작년 7월 10만원을 넘어선 뒤 올 1월엔 16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제 삼성SDI는 과거 성장성이 낮은 '저주가수익비율(PER)주'에서 탈피해 고성장주의 대명사로 부각되는 분위기다. 이 회사는 지난달 29일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작년 4분기 매출액은 1조3천6백53억원, 영업이익은 1천8백59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각각 9.2%와 51.0% 증가한 수치다. 최석포 우리증권 연구위원은 "모바일디스플레이와 브라운관(CRT) 사업부문의 호조,기술료 수입의 증가, 판매관리비의 감소 등이 실적 호전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모바일디스플레이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작년 3분기(5백97억원)보다 34.5% 급증했다. CRT 사업부문은 판가안정과 평면 및 대형물량 증가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향후 주가에 긍정적인 점은 삼성SDI가 올해는 물론 2005년까지 두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증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특히 올해는 PDP 사업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PDP는 올해 본격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SDI는 작년 12월 PDP 2기라인을 본격 가동해 월 13만장의 생산능력으로 세계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월 12만장 규모의 3라인 가동이 예정돼 있다. 작년 41%의 매출증가를 나타낸 모바일디스플레이 사업부도 실적호전이 지속될 전망이다. 이 사업부의 매출액은 작년보다 30% 넘게 증가한 2조7천7백억원을 거둬 3천5백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이 기대된다는게 현대증권의 설명이다. 삼성SDI의 목표주가는 낮게는 18만원부터 높게는 21만원대에서 제시되고 있다. 다만 실적 증가폭이 2005년 하반기부터는 다소 둔화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박현 제투증권 연구원은 "2005년 상반기 PDP와 TFT-LCD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면 PDP 가격인하가 불가피해져 이에 따라 영업이익 증가율도 둔화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