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이동통신업계의 선두주자다. 과거에도 그랬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1위의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이 없다. 가입자가 1천8백만명을 웃돌아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이동통신업계 강자다. SK텔레콤은 두터운 고객을 바탕으로 지난해 사상최고 실적을 올렸다. 매출액은 9조5천억원억을 웃돌았으며 순이익도 2조원에 육박했다. 영업이익은 회사설립 이후 처음으로 3조원을 넘어섰다. 실적호전의 속도도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출액증가율은 10.26%이며 순이익증가율은 28.5%에 이른다. 국내 이동통신시장이 과포화상태에 빠져들었다는 비관론을 잠재울 수 있는 수준이다. 배당금도 대폭 늘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반기엔 주당 1천8백원씩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지급했으나 올 상반기엔 주당 5천5백원씩 지급키로 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SK텔레콤이 올해 상승탄력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 중 하나로 앞다퉈 선정하고 있다. 대우증권 동양종금증권 등은 SK텔레콤 목표주가를 26만원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SK텔레콤이 2004년에도 사상최고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순이익 측면에선 2조원 돌파가 확실시되며 매출액 측면에서도 10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주목받고 있는 또다른 이유는 이 회사가 다른 시가총액 상위업체보다 최근 1년동안 상승률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등이 1년동안 50%이상 치솟은 반면 SK텔레콤은 20%정도밖에 못 올랐다. 환율 문제 때문에 수출주가 타격을 입고 있는 동안 내수주의 대명사인 SK텔레콤은 실적호전 가치주로 부각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SK㈜가 최태원 회장측과 소버린자산운용간 경영권 분쟁이 붙으면서 기업지배구조 문제가 촉발,SK텔레콤의 기업지배구조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SK텔레콤에 불확실 요인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우선 번호이동성 제도 시행에 따라 고객이 꾸준히 이탈하고 있다. SK네트웍스가 구조조정을 위해 SK텔레콤 지분 처분에 나선데다 외국인 한도가 소진돼 외국인이 추가매수할 수 없다는 점은 악재로 꼽힌다. 그렇지만 악재보다는 지속적인 실적호전과 배당금 증액이란 호재가 향후 투자메리트로 부각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