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차세대 인터넷표준인 IPv6용 인터넷 교환전송장치인 라우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국내 인터넷망 사업자들은 지금까지 미국의 시스코사 등으로부터 라우터를 전량 수입해왔다. ETRI는 5일 현재 사용 중인 인터넷표준 IPv4와 차세대 인터넷표준인 IPv6를 동시 지원하는 중대형급 라우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기술은 조만간 국내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이전돼 내년부터 본격 구축되는 차세대 인터넷 기간망에 공급될 예정이다. ETRI는 차세대 인터넷표준 도입 후 인터넷의 활용도가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져 국산화에 따른 수입대체 및 수출효과가 막대할 것으로 분석했다. IPv6 라우터의 올해 국내시장 규모는 7백96억원선으로 초기 시장을 형성한 뒤 오는 2007년 5천4백61억원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통부는 이 가운데 국산의 시장점유율이 40%에 이르러 연간 2천억원이 넘는 수입 대체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정했다. 또 세계시장은 올해 15억7천2백만달러,내년 30억4천5백만달러,2007년 1백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가운데 국산 IPv6 라우터가 해외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차지한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ETRI 김영선 박사는 "이번에 개발한 중대형 라우터는 차세대 인터넷규격과의 적합성과 상호 운용성에 대한 까다로운 검증을 거쳐 부여되는 국제인증인 'IPv6 READY'를 세계 4번째로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터넷 주소를 무한대로 만들어낼 수 있는 IPv6의 특성을 반영한 장비를 국산화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그동안 받아왔던 '인터넷 소비 강국'이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 ◆라우터=전화교환기와 비슷한 역할을 하며 인터넷에서 송신정보에 담긴 수신처의 주소를 읽어 가장 적절한 통신통로를 이용해 다른 통신망으로 전송하는 장치다. 서로 다른 프로토콜로 운영하는 통신망에서 송수신되는 정보를 가장 효율적인 경로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