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경쟁과 포용 .. 송국평 <한국화교경제인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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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gkp59@hanmail.net
싱가포르는 말레이 반도의 남단에 위치한 도시국가다.
싱가포르를 방문할 때마다 왠지 아시아 지역에서 가장 서구적인 이미지를 갖게 된다.
서양의 식민지를 경험한 도시국가라는 생각 때문인지 아니면 거대한 빌딩숲과 금융산업 같은 서비스업이 활성화돼 있어서인지,어쨌건 아시아의 여타 지역과는 느낌이 다르게 와 닿는다.
하지만 싱가포르 사람들을 만나보면 서구적인 행동과 동양적인 사고가 잘 어우러져 있다.
일을 할 때는 서구적인 성향이 보이지만,개인적인 만남에서는 동양적인 생각으로 대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서구적이다 동양적이다 하는 말을 쉽게 표현할 수야 없지만,여기서 말하는 것은 흑백의 논리라고 생각할 수 있다.
서구적인 것은 아무래도 흑이면 흑 백이면 백으로 하는 분명한 의사 결정과 선택으로 경쟁을 우선시하는 것이고,동양적인 것은 흑에도 백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용의 생각으로 포용하는 마음과 행동이 우선되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과 사업적으로 만나면 사사로운 정보다는 기업이나 단체의 득실을 분명히 한다.
그러나 개인적인 만남에서는 의리와 정을 앞세운다.
이런 생각과 행동이 다민족 국가로 형성된 이 나라의 융합과 성장을 이끄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싱가포르의 주요 민족구성비는 중국계가 77.3%,말레이시아 14.1%,인도네시아 7.3% 등으로 돼 있다.
각 민족은 집성촌을 이루고 자신들의 관습이나 종교에 따라 생활한다.
이 때문인지 차이나타운이나 인도 거리 등과 같은 특색 있는 명소가 많다.
그러나 민족간의 반목이나 대립 현상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다른 민족의 문화와 사상을 인정하고 좋은 점은 배우려 한다.
최근에는 공영주택 보급에 따라 민족간의 분산이 시작되고 점점 동일화되고 있는 추세다.
싱가포르 국민들은 바다와 대륙을 잇는 중요한 길목에서 경쟁과 포용이라는 그들 나름대로의 조화를 이룬 생각과 행동을 통해 경제 문화 등을 발전시키고 있다.
대양과 아시아 대륙을 잇는 중요한 길목에 있는 한국도 중국과 일본, 나아가서는 세계 각국에 대해 그들의 문화와 가치를 존중하고 포용하면서 경쟁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을 되새겨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