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땅투자 불길' 잡기엔 역부족..토지시장 안정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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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지역 확대 및 전매제한 등을 핵심으로 한 토지시장 안정대책(4일 발표)은 시장에 이렇다할 충격을 주지 못하고 있다.
강력한 세무조사가 진행 중인 충북 청원군 오송지구 일대 등 일부지역은 영향을 받아 시장이 다소 냉각되는 모습이지만 상당수 지역에선 여전히 토지투자에 대한 관심이 식지않고 있다.
5일 현지 부동산중개업계에 따르면 충남 천안·아산권의 경우 경부고속철도 개통 임박 및 아산신도시 1단계 보상 등의 재료가 있어 토지 투자자들이 별다른 동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사달라는 사람은 줄을 섰지만 매물은 자취를 감췄다.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 때문이다.
따라서 거래는 뜸하다.
천안 소재 집보아공인 배점숙 대표는 "천안지역은 지난해 토지투기지역으로 묶였지만 아산과 함께 투자자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며 "대부분 1년 이상 길게 보고 투자하는 사람들이어서 단기매매를 금지하는 전매제한(농지 6개월,임야 1년)에도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경기도 판교·용인 일대에선 2조5천억원 이상 풀린 판교신도시 토지보상금이 정부의 시장 안정대책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보상금을 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주변 부동산으로 이동하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어 대기 수요가 넘치고 있다.
이에 따라 토지 매수세가 판교 용인을 거쳐 경기도 광주까지 퍼지고 있다.
현지 태양공인 윤두봉 대표는 "워낙 보상금이 많은 것이 문제"라며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위축될 수는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상승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 후보지인 충북 청원군 오송지구 인근에서는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대규모 세무조사가 진행되면서 시장이 냉각된 상태로 이번 정부조치로 인해 분위기가 더욱 가라앉고 있다.
현지 상아공인 관계자는 "찾는 사람이 없어 거래를 시킬 수 없다"며 "세무조사에다 정부대책까지 겹쳐 거래 냉각 상태가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행정수도 후보지 가운데 하나인 충남 연기군에서도 정부의 토지시장 안정대책이 예고된 이후 거래가 위축되고 있다.
가격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현지 K중개업소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가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며 "특히 뒤늦게 땅을 산 사람들이 당황하고 있는데,그렇다고 매수가격보다 낮게 팔수는 없어 여차하면 장기간 보유하겠다는 쪽으로 돌아서는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