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5일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최악의 날"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개인들이 대거 참여해 연일 상한가 행진을 이어갔던 LG카드와 수산주,제약주,방역주 등이 장중 한꺼번에 상한가에서 하한가로 내리꽂히는등 급변동하면서 이들 종목의 최대 매수세력이었던 개인이 막대한 손실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날 급등주 몰락을 불러온 발단은 LG카드였다. 개인들의 대량 거래로 장초반 가격제한폭까지 급등,7일째 상한가를 이어가던 이 회사 주가는 외환은행의 유동성 지원 불가방침이 전해지자 오전 11시께부터 요동을 치기 시작,하한가로 추락했다. 그러나 LG카드는 이날 장막판에 개인 매수세가 되몰리며 5.41% 오른 수준에서 마감됐다. LG카드의 장중 상한가 이탈 여파는 순식간에 다른 테마주로 확산됐다.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개인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면서 조류독감 등을 테마로 상한가 행진을 벌이던 수산주,방역주,제약주 들이 일제히 추락세로 돌아섰다. ◆조류독감 테마주 몰락 최근 조류독감이라는 재료를 틈타 개인 단타족들의 타깃이 됐던 수산주들은 10일 넘게 이어온 상한가 행진을 멈추고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대림수산 오양수산 동원수산 주가는 최근 한달반만에 최고 10배 가까이 폭등했다. 대림수산의 경우 지난해 12월말 2천원대이던 주가가 이달 4일 1만9천원대로 급등했다. 전날 조류독감의 인체감염 우려로 상한가를 기록하며 테마주에 합류했던 제약주들도 이날 급락세로 돌변하며 '1일 천하'로 끝났다. 전날 무려 19개 종목이 상한가를 기록했으나 이날은 대부분 10% 안팎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이날 장 초반 34개에 달하던 상한가 종목은 3개로 급감했다. 장 초반 이들 주식을 매입한 개인들은 하루만에 30%의 손실을 입은 셈이다. ◆'신기루'를 쫓은 결과 전문가들은 이날 개인들의 참패는 실체없는 '신기루'를 쫓은 데 따른 결과라고 지적하고 있다. 기업의 내재가치는 무시한 채 시세흐름에만 동승한 때문이란 것. LG카드는 대규모 감자(자본금 줄임)가 예정된 데 따른 위험부담이 수차례 지적돼 왔음에도 개인들은 이를 염두에 두지 않았다. 개인들끼리 치고받기식 매매를 통해 인위적인 상한가 만들기를 7일째 유지해온 셈이다. 수산주와 제약주 등도 마찬가지다. 남권오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수산주의 경우 조류독감 발생이 실제 실적증가로 이어질 여지가 낮아 주가가 급락할 수 있다는 경고가 여러차례 제기됐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제약주도 조류독감의 인체감염으로 제약업체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에 근거해 주가가 급등했지만 백신개발에 나서지 않은 국내 제약업체들의 수혜는 적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따라서 "앞으로도 개인들의 타깃이 된 테마주들은 재료와 수급에 따라 일시 반등할 수도 있지만 결국 제자리도 돌아갈 것"이라며 "뇌동매매를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