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2004년 전경련 신춘포럼' 둘째날 행사에서는 "정부의 환율지지는 길어야 1년, 짧으면 3~6개월에 그칠 전망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이에 충분히 대비해야 한다"(황영기 삼성증권 사장)는 주장이 나왔다. 또 "사상적 기반이 없는 상태에선 언제라도 붕괴될 수 있는게 자유주의 시장경제"라고 지적하고 "기업활동의 기반을 다지기 위해 여론의 지지를 받는 진보주의자들에 밀려 암울한 날을 보내고 있는 자유주의자들에 대한 기업인들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김정호 자유기업원장)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을 끌었다. 한국경제신문 후원으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이날 행사에는 3백여명의 기업인들이 참석했으며 이윤호 LG경제연구원 원장과 황영기 삼성증권 사장, 김정호 자유기업원 원장 등이 연사로 나서 각각 경제환경과 금융환경을 분석하고 기업들의 전략수립 방안을 제시했다. 정부측에서는 이희범 산업자원부 장관이 일자리 창출을 위한 지원대책에 대해 설명했다. ◆ "성장활력 유지 위해 중국에서 기회를." 이윤호 원장은 "한국의 대 중국 수출품목 가운데 수출산업용 중간재 비중이 높아지고 있어 중국의 수출호조에 따라 한국의 수출도 증가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성장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비약적인 성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시장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미국 시장에서 중국과 한국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컴퓨터와 부품은 중국이 앞지르고 있다"며 "고부가가치화를 이뤄 중국의 추격을 따돌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올해 경제성장률은 5.1%로 예상되는데 이는 수출이 주도할 것이고 내수는 내년 하반기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정부 환율 방어기간 길어야 1년." 황영기 사장은 "수백억달러가 국내로 유입되면 정부의 인위적 개입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정부는 원화절상 속도를 늦춰 기업들이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준다는 선에 머물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정부가 환율을 방어할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1년, 짧으면 3∼6개월"이라고 경고했다. 황 사장은 기업들은 환위험 관리비용이 필수적인 경영비용이라는 생각을 갖고 생존차원에서 환 헤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한 기업 재무전략과 함께 장기적으론 생산성과 품질을 개선해 수출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업인 사기 높여 일자리 창출." 이희범 장관은 "반기업정서 등으로 위축돼 있는 기업인의 사기를 높이는게 경기회복의 관건"이라며 "기업의 기를 살려 설비투자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해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장관은 우선 △올 상반기 공장설립지원단 발족 △생산성 증가율에 따라 임금 인상률이 결정되는 '생산성협약 임금제' 모델 적극 보급 △관계 부처들이 참여하는 '창업절차 간소화협의회' 설치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