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오후 3시 서울 상계동의 한 할인점.


혼잡한 주말을 피해 미리 쇼핑하러 나왔다는 주부 김신애씨(39)는 "요즘은 장보기가 무섭다"고 말했다.


가공식품 등 생필품 가격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김씨는 "콩나물 두부 식용유는 평균적으로 두자릿수 이상 올랐고 잡곡류는 50% 이상 올랐어요. 생선값과 쌀값도 올랐어요. 안오른게 없어요. 10만원을 가지고도 살 것이 없어요"라고 얼굴을 찡그렸다.



◆ 식품류 최고 15% 인상


주부들이 거의 매일 쓰는 식용유는 평균 10% 이상 인상됐다.


국제 대두(콩)가격과 옥수수가격, 해상운송료 등이 오른 탓이다.


식용유는 지난해 중반 이후 줄줄이 올랐다.


대상의 경우 지난해 말 식용유가격을 평균 12.5% 올렸다.


1.8ℓ 기준으로 옥수수식용유는 3천3백50원에서 3천7백50원으로 11.9%, 콩식용유는 3천50원에서 3천4백50원으로 13.1% 인상했다.


라면값도 이미 올랐거나 인상 대기 중이다.


농심은 신라면을 5백20원에서 5백50원으로 5.7% 올렸다.


용기면도 6% 이상 올랐다.


농심 큰사발면은 7백50원에서 8백원으로, 한국야쿠르트의 왕뚜껑은 지난 1일 7백50원에서 8백원으로 올랐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두부와 콩나물은 평균 13% 이상의 인상률을 보이고 있다.


주부들이 선호하는 제품인 풀무원의 '단단한 두부' 2백75g짜리는 1천5백50원에서 1천7백50원으로 12.9% 뛰었다.


'검정콩 콩나물'도 1천4백60원에서 1천6백원으로 올라 무려 14.3%의 인상률을 보였다.


채소류도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가격이 들썩거리고 있다.


농협하나로클럽 양재점에서 배춧값은 한 달 전보다 10% 올랐다.


5일 현재 1포기에 1천1백원이다.


제주산 20㎏들이 감자도 지난달 5일 6만3천원에서 5일 7만4천8백원을 호가해 18% 상승했다.


양파와 표고버섯도 판매가가 각각 10%와 12% 올랐다.



◆ 잡곡류 석 달 만에 50% 올라


지난해 가을 태풍으로 작황이 부진했던 찹쌀 검은콩 참깨 검정깨 등 잡곡류가 살인적인 상승률을 보였다.


작년 11월부터 3개월여 동안의 평균 상승률은 무려 50%.


국산 참깨와 검정깨는 2백%에 달한다.


참깨는 1㎏에 1만5천원에 팔린다.


지난해 11월 5천원보다 3배 높다.


석 달 전 70만원 하던 80㎏들이 검정깨도 2백만원으로 폭등했다.


특히 국산 검정깨는 할인점 등에서 품귀 현상을 빚고 있어 산지에서 매점매석 현상도 일어나고 있다.


검은콩도 3개월여 만에 70%나 올랐다.


5백g에 3천원이던 검은콩은 현재 4천5백∼5천원을 호가하고 있다.


4월부터 오름세가 꺾이기는 하겠지만 워낙 수급이 좋지 않아 수확기인 오는 10월까지 상승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쌀값도 오름세다.


지난해 11월 4만4천원하던 쌀값(20㎏)은 현재 4만6천원으로 5%가량 상승했다.



◆ 생선값도 최고 44% 뛰어


정육 대신 수산물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생선값이 가파른 오름세를 타고 있다.


할인점 이마트에서는 오징어 한 마리가 지난주 1천2백원에서 이번주에는 1천3백50원으로 12% 올랐다.


갈치 대(大)자도 6천원으로 지난주보다 1천원(20%) 올랐다.


참치가격도 조만간 오를 조짐이다.


참치업체인 동원F&B 관계자는 "참치 국제가격이 t당 7백달러에서 8백90달러로 27% 뛰어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생선도매가도 오름세를 타고 있다.


고등어 10㎏ 가격은 5일 현재 3만4천원으로 한 달 만에 44%나 올랐다.


물오징어(5㎏)도 지난달 5일 1만4천5백원에서 한 달 만에 13% 올라 1만6천5백원을 호가한다.



고기완ㆍ백광엽 기자 dad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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