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불량자 양산으로 경영 위기에 처한 신용카드 회사들이 전방위적인 수수료율 인상에 나섰다. 이에 대해 일부 가맹점은 카드사들의 인상 요구를 일정 부분 수용하기로 합의해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상이 잇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용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는 제휴카드 수수료율을 올려 달라는 소극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일반 가맹점으로 수수료율 인상 요구를 확대하고 있다. 이 같은 인상 요구에는 삼성 LG 등 전업카드사뿐만 아니라 은행계 카드사들도 거의 대부분 동참한 것으로 확인됐다. LG카드의 경우 홈쇼핑업체와 일부 대형 인터넷쇼핑몰에 지난달 말 수수료 인상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 LG카드는 현재 2%인 신용구매 수수료율과 3%인 무이자 할부 수수료율을 최고 50% 올려 달라고 요구하고 협상을 벌이고 있다. 이에 앞서 삼성카드는 제휴카드를 발급 중인 이마트 홈플러스 CJ홈쇼핑 등에 수수료율을 인상해줄 것을 설 연휴 직전 요구했다. 제휴 계약에 따라 다른 업체들보다 상대적으로 낮게 책정돼 있는 수수료율을 업계 평균 수준으로 올려 달라는 요구다. 카드업계의 수수료율 인상 요구는 유통업계뿐만 아니라 관공서로도 확산되는 양상이다. 삼성카드와 LG카드는 2002년 9월 시민들이 지방세를 수수료 없이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 있도록 서울시와 계약했지만 계약기간 3년이 끝나기도 전인 지난해 말 서울시측에 수수료를 달라는 요구를 전달했다. 삼성카드는 납부 지방세의 2%를 수수료로 달라고 요구했고 LG카드는 1주일 단위인 자금이체 기일을 30일로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LG카드의 요구를 받아들여 지급기일을 1주일에서 4주로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삼성카드에도 이 같은 내용을 역제의한 상태다. 두 회사의 2003년 지방세 카드납부 실적은 1천8백87억원 규모다. 카드사들의 요구에 일부 유통업체들은 수수료율을 올려주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홈쇼핑업체 관계자는 "현재 2.0∼2.5%인 수수료율을 0.4%포인트가량 올려주기로 했다"며 "인상된 수수료율은 1분기 중 적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유통업체들은 여전히 "카드사들이 경영 위기를 떠넘기려 한다"고 반발하고 있어 수수료율 인상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백광엽·송형석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