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세포에서 생산되는 호르몬의 일종인 '레지스틴'이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밝혀냈다. 서울대병원 당뇨내분비질환 유전체연구센터 연구 팀(박경수·조영민·이홍규 교수)은 코메드 생명과학연구소(소장 윤병수)와 공동으로 비만을 유발하는 레지스틴이 핏속에 분비돼 인슐린의 작용을 방해함으로써 혈당이 상승하고,결국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밝혀냈다고 6일 밝혔다. 레지스틴이 당뇨병을 일으킨다는 사실은 지난 2001년 생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처음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사람 레지스틴을 검출하는 항체를 개발해 사람의 당뇨병 원인도 레지스틴이라는 것을 규명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 팀은 당뇨병으로 치료 중인 환자와 정상인 각 2백명을 대상으로 혈중 레지스틴을 측정한 결과 당뇨병 환자의 레지스틴 농도(평균 3.2ng/㎖)가 정상인(1.7ng/㎖)보다 1.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레지스틴 유전자의 4백20번 염기가 변이될 경우에도 혈중 레지스틴 농도가 높아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이와 함께 연구 팀은 미국 반더빌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체내 'UCP2'와 'PPAR감마'라는 2개의 유전자가 당뇨병 발병을 막는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내분비분야 유력지인 임상내분비대사 저널 1월호에 실렸으며,당뇨병학지(Diabetologia)에도 2편의 논문으로 게재될 예정이다. 조영민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당뇨병의 유전적 요인을 밝히는데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