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는 초등학교 앞에서 병아리 장수를 보기 어려울 것 같다. 조류독감으로 병아리가 '기피대상'이 되어서다. 학교 앞 병아리는 주로 보따리상들이 영세 부화업체에서 사다 파는 것. 업계에 따르면 올해 병아리를 사겠다는 보따리상 문의가 거의 자취를 감췄다. 봄맞이 단골행사인 '병아리 이벤트'도 사라질 형편이다. 하림 사육사업부 조현성 과장은 "봄이 되면 이마트같은 대형 유통업체에서 병아리를 요청하곤 했지만 올해는 거의 수요가 없다"고 말했다. 닭똥 등을 통해 조류독감의 인체감염 우려가 커지면서 전문가들은 가금류에 접근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에 따르면 6일 현재 산지 병아리값은 마리당 1백원. 12월 조류독감이 발생하기 이전(3백20원)의 3분의 1 수준이다. 생산원가(3백원)에도 훨씬 못미치는 것. 안그래도 생산과잉과 소비위축에 이중고를 겪던 양계농가의 시름이 한층 깊어지고 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