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집단소송제 시행을 앞두고 회계법인들이 깐깐한 외부 감사를 펼치면서 올해 주총 일정을 늦추는 상장·등록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경영 투명성과 고배당 요구 등 외국인 주주들의 공격적인 참여가 예상되면서 기업들이 대응 시나리오를 작성하는 등 주총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6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매년 2월주총 기업이 늘어나면서 지난해의 경우 56개 상장사가 2월 중 정기주총을 가졌으나 이날 현재 2월 주총을 공시한 곳은 28개사에 그쳤다.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증권업계에선 3월주총 기업들도 일정을 늦추는 곳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회계법인들이 엄격한 감사 기준을 적용,해당기업과 지분평가 대손충당금 기준 등에서 갈등을 빚으면서 감사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검찰의 불법 대선자금 수사에 연루된 기업이나 카드사 부실과 관련있는 기업들도 주주들의 거센 반발을 우려,주총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선 올해의 경우 3월중순 이후 주총이 대거 몰리는 기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상장회사협의회 관계자는 "상장·등록기업들이 주주중시 경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면서 정기주총을 앞당겨 갖는 추세를 보여왔다"며 "그러나 올해에는 외부 감사가 깐깐해진 데다 소액주주와 기관투자가의 적극적인 대응이 예상되는 등 이슈가 많아 기업들이 주총을 서둘러 개최하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넥센타이어가 상장사로선 올해 처음으로 오는 13일 정기주총을 열 예정이며 27일엔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요계열사들이 일제히 주총을 개최한다.


6일 현재 주총일자를 확정한 상장사는 44개사며 코스닥기업은 28개사에 이르고 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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