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경찬씨는 거액의 빚을 졌으면서도 호화생활을 해왔으며 짓지도 않은 병원 원장 행세를 하는 등 사기행각을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수사 결과에 따르면 병원운영에 의욕을 보여온 민씨는 잇단 실패로 80억원의 빚더미에 올라앉아 있었다. 하지만 할부 비용도 제대로 못낸 고급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녔다. 민씨는 경남 I대 의대를 나온 뒤 지난 1996년 부산시 부산진구에 B의원을 차렸다가 불과 몇 개월 만에 문을 닫았다. 라디오 생방송으로 의료상담을 해주다가 '민씨에게 의료사고를 당했다'는 피상담자의 돌출 발언으로 망신을 사기도 했다. 2000년에는 '아파요 닷컴'(www.apayo.com)이라는 인터넷 의료 사이트를 운영하면서 인터넷 처방전을 발급했다가 불법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거액의 대출을 받아 2002년 잠시 김포에서 푸른솔병원을 운영했지만 곧 경영이 어려워지자 이천을 돌아다니며 새 병원 설립을 모색했다는 게 수사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같은 해 이천에 5층 건물을 갖고 있는 이모씨(43)를 설득해 이천중앙병원을 설립하기로 했지만 돈을 제때 마련하지 못해 몇 달 만에 계약이 해지됐다. 이런 와중에 민씨는 지난해 7월 보증금 5천만원,월세 4백만원에 서울 서초동에 마련한 S빌라 2층 사무실을 첨단 보안장치,원목 실내벽,대리석재 등으로 호화스럽게 치장했다. 특히 민씨는 이 사무실에 '중앙병원 면접자는 올라오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붙이는가 하면 '이천중앙병원 원장 민경찬'이라는 명함을 만들어 원장 행세를 해왔다. 할부로 구입했다 압류당한 BMW 승용차를 몰래 몰고 다닌 것도 이때부터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