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재테크 시장은 원ㆍ달러 환율 움직임과 정부의 토지시장 안정대책, 조류독감 등 신종질병 파동 등이 3대 변수로 작용할 것 같다. 가장 큰 변수인 원화 환율은 하락기조가 갈수록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환율 떠받치기에 일관해 왔던 정책당국은 인위적인 시장개입에 대한 비난과 미 달러화 약세가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점차 시장자율 쪽으로 입장을 바꾸는 분위기다. 역행적인 시장 개입은 가급적 자제하고 환율의 하락속도만 조절하는 '스무딩 오퍼레이션'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 더욱이 지난 주말에 열린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 회담에서 자국의 경제여건에 비해 인위적으로 낮게 유지해온 아시아 통화가치의 조정문제가 논의됨에 따라 원화 환율의 하락 압력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 선진국들이 합의 내용을 이행해 나갈 경우 통화가치의 저평가 정도가 높은 중국과 한국이 주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원화 환율이 하락함에 따라 환차익 축소를 우려한 외국인들은 지난주 국내주식 매입에 소극적으로 나섰고 그 결과 주가는 조정국면을 맞고 있다. 특히 대내외적으로 주가수준에 대한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전에 무시됐던 조그만 위험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시장참여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아직까지는 증시에서의 자금이탈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다만 주가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업종대표주에서 우량 중소형주로 증시자금의 이동이 예상된다. 대세 하락보다는 조정국면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지난주 토지시장 안정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시장의 자금 흐름도 주목된다. 크게 두 가지 내용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는 농지와 임야에 대한 단기매매를 제한하는 조치다. 다른 하나는 지난해 10ㆍ29 부동산 안정대책 이후 땅값이 상대적으로 많이 올라 투기지역으로 44곳을 새로 묶을 수도 있다는 방침이다. 일부에서는 전매제한 기간이 짧은 점 등을 들어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으나 10ㆍ29 부동산 안정대책의 효과가 감소하고 있는데다 신학기 수요 등으로 일부 지역의 아파트값이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대책이 주거용 아파트 시장으로 부동산 자금이 재유입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광우병 파동과 조류독감 확산 상황도 재테크 시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생계형 창업의 30% 정도가 폐업위기에 몰리고 있다. 대부분 소고기와 닭고기를 원료로 하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미치는 타격도 생계형 창업시장 못지 않다. 광우병, 조류독감으로 창업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아직까지 확실한 백신 개발이 지연되고 있는 데다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우리 국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돼지고기와 야채류를 원료로 하는 사업으로 창업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이밖에 시중실세금리 상승에 대한 기대감으로 채권형 상품과 금전신탁에서 이탈되는 자금이 은행권의 저축성예금에 몰리는 기존의 자금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 논설ㆍ전문위원 schan@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