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는 국제 원자재및 곡물가격 급등이 두드러진 한해였다. 세계경제 회복과 중국경제의 급성장으로 철강과 구리등 1차금속의 수요가 늘어난 데다,달러약세를 틈타 국제투기자금이 대거 유입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그러나 올 2분기부터는 원자재가격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금 구리 등 17개 상품으로 구성된 로이터-CRB선물지수의 움직임이 이를 말해준다. 이 지수는 지난 한해 9.5% 상승하며 올초 270선을 돌파했다. 하지만 1월20일을 정점으로 하락세로 반전돼,6일 현재 260선까지 떨어졌다. 곡물가격도 마찬가지다. 밀의 경우 1월15일을 정점으로 하락,이날 현재 2% 이상 떨어졌다. 평균 2개월 이후의 기대가격 수준을 나타내는 이 지수가 떨어지기 시작한 것은 원자재 및 곡물의 현물가격이 2분기부터 하락할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다. 모건스탠리도 지난해 원자재가격의 4대 급등요인이었던 △세계경제 회복 △중국경제 급성장 △달러약세 △저금리로 투기자금 급증 중 3가지가 금년내 해소돼 가격거품이 꺼질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 경기회복에 따른 기본적 수요증가는 있겠지만 나머지 요인들은 반전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우선 원자재대란의 진원지였던 중국의 수요급증세가 다소 진정될 전망이다. 중국의 올 경제성장률은 지난해의 9.1%보다 다소 낮은 8%대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지난해 30% 이상 급증했던 중국의 원자재 수요가 올해는 7~8% 증가에 그칠 것이란 지적이다. 특히 세계 철광석 교역량의 30%를 소비했던 중국 철강산업이 구조조정에 들어가면 공급물량에 상당한 여유가 생길 것이란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미국 경제의 회복으로 조기 금리인상이 가시화되고 있는 것도 원자재가격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모건스탠리의 분석이다. 금리인상으로 달러가치가 올라가면 그동안 달러약세로 인한 원자재 공급가격의 인상요인이 사라지게 된다. 또 저금리로 갈 곳을 잃은 과잉유동성이 원자재시장에서 투기자금화되면서 빚어진 '사재기'현상도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 모건스탠리의 앤디 시에 아시아담당 분석가는 "달러가치가 떨어져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는 이른바 고(高)베타(이상급등) 파티는 끝나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