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시장으로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큰손들 사이에서는 수익형 부동산이 다시 각광을 받고 있다. 최근들어 서울 강남과 여의도 일대에서 1백억원대 건물을 거뜬히 사들이는 현금능력을 과시하며 빌딩 투자에 나서는 큰손들이 적지 않다. 특이한 것은 이들 큰손이 집중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건물들이 벤처 붐이 일었던 당시 코스닥기업들이 사들였다 되팔려고 내놓은 요지의 빌딩이라는 점이다. 개인투자자인 A씨는 지난달 강남구 삼성동 봉원사 인근의 8층 빌딩을 95억5천만원에 사들였다. 인근 시세는 1백억원선이지만 건물 소유자인 코스닥업체 U사가 현금확보를 위해 내놓은 물건이라 5억원 가량 저렴한 가격에 사들였다. 해당 업체가 매각 후 임대방식으로 계속 입주해 있기로 해 임대 문제도 쉽게 해결됐다. 금융권에서 큰손으로 불리는 B씨도 강남구 청담동 소재의 빌딩을 최근 사들였다. 역시 코스닥 등록업체인 Y사가 내놓은 매물로 청담동의 요지에 위치한 건물이다. 이에 앞서 개인투자자인 C씨도 여의도에 위치한 벤처기업 소유의 건물을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큰손은 모두 1백억원대 건물의 잔금을 한달여만에 치르는 현금동원 능력을 과시해 투자를 알선한 시중은행의 프라이빗뱅커(PB)들마저 놀랄 정도다. 하나은행 PB팀 이원주 팀장은 "현재의 임대수익률보다는 4∼5년 뒤 서울 요지에 건물 지을 땅이 부족해 부동산의 가치가 상승할 것으로 판단해 미리 사들이는 투자자들"이라며 "특히 상속까지 감안해 건물을 사들이는 큰손들이 많다"고 귀띔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