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강북 지역에 특수목적고(과학고,외국어고) 및 자립형 사립고를 세우기 위한 전담 조직인 '교육지원팀'을 신설했다. 시는 이 조직을 통해 교육 문제에도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계획이어서 "교육문제는 교육당국의 고유업무이며, 더 이상의 특목고 신설은 안된다"고 밝혀온 시 교육청과의 마찰이 예상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8일 "이명박 시장 지시로 최근 경영기획실 산하에 '교육지원팀'을 신설했으며 시 교육청에도 지원 인력 4명을 파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시는 교육지원팀을 신설한 이유로 "행정을 담당하는 서울시와 지역 교육문제를 맡는 시 교육청이 머리를 맞대면 주민들에게 더 좋은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결국 교육청이 전권을 행사하고 있는 교육 정책에 시도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부분 선진국에선 자치단체장이 해당지역의 교육문제도 담당한다"며 "시가 매년 시 교육청 예산의 절반인 2조원 가량을 지원하는 데도 아무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건 말이 안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교육청에 지원하는 예산규모를 시의 교육정책 개입 정도와 연계하거나 △학교설립 권한을 아예 서울시로 가져오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궁극적으로 교육지원팀을 강북지역에 특목고 및 자립형 사립고를 세우는 전담팀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현행법상 특목고 설립 권한은 교육청에 있기 때문에 이들을 설득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목고 설립 문제는 교육청과 신뢰를 쌓은 뒤에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관계자는 유인종 교육감이 퇴임하는 하반기 이후에 본격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시 교육청은 일단 교육지원팀에 교육협력관 1명을 파견할 계획을 세웠지만 특목고 논의가 주목적이라면 보내지 않을 방침이다. 특목고나 자립형 사립고를 허가할 경우 공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사교육을 더욱 부추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교육청은 특히 시가 교육문제에 참견하겠다는 것은 '월권행위'라며 극력 반대하고 있다. 이종원 시 교육청 기획관리실장은 "시에서 학교 수용계획 관련 민원 등 현안에 대해 함께 협의하는 채널을 만들자고 요청해 인력 파견을 검토했던 것"이라며 "특목고 유치를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면 파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오상헌ㆍ김현석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