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초도 쪼개쓰는 '실속형 광고'가 속속 등장해 눈길을 끌고 있다. 불황이 길어지자 광고주들이 광고비를 아껴쓸 요량으로 기업 PR와 자사의 여러 제품을 동시에 소개하는 초절약형 광고를 만들어 선보이고 있는 것. 롯데제과는 샌드 신제품을 소개하는 '소프트 제주감귤'편을 만들어 방영하고 있다. 탐정 형식을 빌려 신제품 외에 오리지널샌드 깜뜨 앤뜨 등 기존 제품을 함께 선전하는 광고다. 한 편의 광고에 여러 제품을 담는 아이디어(크리에티브)가 돋보인다. 광고는 비스킷이 제주감귤을 삼키면서 시작된다. 방 주인이 귤 껍질을 발견하고 범인을 찾기 위해 샌드 4총사를 모아놓고 심문한다. "너야?"라는 추궁에 오리지널 깜뜨 앤뜨가 "아닌데요"를 연발한다. 마지막으로 제주감귤샌드에 시선이 모아진다. 범인이 밝혀진 후 방 주인은 4총사를 손가락에 끼고 "다 맛있거든요"라는 엔딩멘트를 날린다.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광고도 '알뜰'을 지향한다. 남자의 뒷모습과 함께 시작되는 현대캐피탈 광고는 기업PR를 하면서 오토리스 오토할부 두 상품을 소개한다. 모델이 지나가는 차를 세우자 "새 차를 마음대로 바꿔타는 오토리스"란 멘트가 나오고 자판기 버튼을 누르자 "내 차를 사는 쉬운 방법,오토할부"란 멘트가 나온다. 모델이 자판기에서 차를 꺼내는 순간 광고는 "현대캐피탈"이란 멘트와 함께 끝난다. 현대카드가 '알파벳송'의 후속으로 선보인 카드 광고도 여러 상품을 동시에 소개하고 있다. 이 알뜰 광고는 세분화된 고객들의 요구에 부합한다는 인상을 풍기는 한편 기업이미지 제고,현대카드의 특화된 상품 소개 등 여러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맥도날드도 이미지 제고를 꾀하면서 여러 메뉴를 소개하는 '천원 메뉴'편을 내보내고 있다. 광고는 "맥도날드 햄버거 고기엔 쇠고기패티 외엔 아무것도 넣지 않습니다"라는 메시지로 시작한다. 이어 메뉴판이 노출된다.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햄버거 맥윙 애플파이 등 10개 이상의 천원짜리 메뉴가 소개된다. 불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실속광고 전략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15초 내에 하나의 제품을 소개하기도 버거운 판에 광고인들이 어떤 아이디어를 쏟아낼지 기대된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