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ㆍ칠레 FTA 비준안 9일 본회의 상정] "이번엔 꼭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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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연말과 지난달 잇달아 국회 통과가 좌절된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9일 다시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어서 그 결과가 주목된다.
이번엔 지난 두 번의 경우보다 통과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박관용 국회의장과 각 당 지도부가 FTA 비준동의안 통과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두 번이나 통과가 좌절된데 대해 비난 여론이 일고 있는 것도 반대파 의원들에게 부담이다.
그러나 농촌지역 출신 의원들이 표를 의식해 계속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다.
무기명 투표 여부가 관건이지만 상당수 의원들의 반대로 실시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 "처리해야" =박관용 의장과 각 당 지도부는 지난달 8일 비준안 처리가 무산된 이후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한나라당 정책위는 이달 초 비준안 처리 협조를 당부하는 편지를 소속 의원들에게 일제히 보냈다.
지난 3일엔 박 의장과 각 당 대표들이 비준안 처리에 합의했다.
박 의장은 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농촌출신 의원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비준안 처리 협조를 당부했다.
경호권 발동을 이미 밝혀 놓은 박 의장은 8일 "FTA 비준안을 이번에는 밤을 새워서라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며 "반대 토론에 대해선 인원에 구애 없이 모두 기회를 주겠으나 실력 저지는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홍사덕 총무도 "통과를 관철시키겠다"고 강조했다.
◆ "안된다" =비준안 처리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한나라당 농어촌의정회 소속 의원들은 9일 본회의 직전 모임을 갖고 물리적 저지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농민연대가 같은 날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데다 찬성의원 낙천운동도 벌일 태세여서 이번에도 물리적 저지가 되풀이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강경파인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추가 대책이 미흡하다"며 "물리적 저지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도시출신 의원들도 비준동의안 처리 반대에 가세할 움직임이다.
민주당 추미애 상임중앙위원(서울 광진을)은 "기명투표로 찬반을 명확히 해, 역사의 심판을 받도록 해야 한다"며 "대책 없는 한ㆍ칠레 FTA는 당연히 부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정창화, 민주당 이정일 한화갑 김효석 박주선 전갑길 유재규 의원 등 지난달 본회의에서 적극적으로 반대 주장을 폈던 대부분의 의원들도 같은 입장을 견지했다.
민주당 배기운 의원은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상황변화도 감지된다.
농어촌의정회 소속 의원들의 '강경반대' 목소리가 지난번보다는 다소 약해지고 있다.
김용갑 김동욱 의원 등 상당수가 이번엔 물리적 저지에 유보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총선 공천을 앞두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지도부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 지난번같이 앞장서 반대하기엔 부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홍영식ㆍ최명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