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영권 분쟁이 오는 11일 금융당국의결정을 앞두고 `폭풍전야' 상태인 가운데 KCC측이 현 이사진 사퇴 및 신임 이사진선임 권고안을 제출키로 하는 등 그룹 경영참여 본격화를 선언했다. 이에 대해 현대측은 금감원의 결정과 상관없이 5%룰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KCC측 지분 20.78%에 대해 의결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방침이어서 이번 주총에서 양측의표대결 양상이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결정과 함께 범현대가와 소액주주의 거취도 핵심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KCC, `주주제안권 행사로 그룹경영 본격화' = KCC 고위 관계자는 8일 "다음달엘리베이터 주주총회에 앞서 주주제안권을 활용, 현 이사진 사퇴 권고안과 신임 이사진 추천 명단을 이번주안으로 현대측에 통보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주주제안권이란 발행주식중 100분의 3 이상을 소유한 주주가 특정사안을 주주총회 의제와 의안으로 채택할 것을 제안할 수 있는 권리이다. KCC측은 엘리베이터 신임 이사 추천안에 정상영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몽진 KCC회장을 포함시킬지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CC는 2-3명의 신임이사 추천대상을 이번주 초안으로 확정, 현대측에 이같은 의견을 전달키로 했다. 특히 KCC는 현 이사진 퇴진 및 신임이사 추천안 제출 직전에 범현대가의 의중을묻고 가능한 한 위임을 받는다는 입장이어서 범현대가의 결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앞서 정몽진 회장은 한 일간지 인터뷰에서 "현대를 이대로 방치하면 곧 망하기 때문에 나 몰라라 할 수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KCC측은 현대그룹 인수시 각 분야에서 정상화를 추진할 별도의 팀을 구성,가동한다는 방침하에 현재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상태다. ◆현대, `금융당국 결정 상관없이 KCC지분 의결권 제한' = KCC의 이같은 선전포고에 대해 현대그룹측은 "금융당국 결정과 관계없이 KCC측의 지분 20.78%(뮤추얼 펀드 7.87%, 사모펀드 12.91%) 전량은 자동적으로 의결권이 제한될 것"이고 밝혔다. 고의로 공시의무를 위반한 지분에 대해 6개월간 의결권을 제한할 수 있는 증권거래법상 규정에 따라 이번 주총에서 문제의 KCC측 지분 20.78%의 의결권 행사를 막겠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엘리베이터 주총에서 KCC측 지분은 16.11%로 크게 낮아져 현정은회장측(30.03%)이 우호지분 면에서 크게 앞서게 된다. 그러나 15.4%를 보유하고 있는 범현대가가 KCC의 편에 설 경우 KCC측 지분은 31.51%로 증가, 양측은 `막상막하'의 지분경쟁을 펼치게 된다. 이에 따라 최근 현대백화점 정몽근 회장이 `주총 직전 입장을 정해 공식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범현대가가 어떤 쪽으로 가닥을 잡을지 여부가 결정적인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KCC지분에 대한 현대측의 의결권 제한으로 이번 주총은 현대의 승리로 끝나더라도 KCC측은 의결권 제한 기한이 끝나는 5월 이후 임시주총 소집을 통해 `재기'를 노릴 것으로 보여 사태는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와 함께 10%대의 지분을 갖고 있는 소액주주들도 최근 현대와 KCC로부터 제출받은 `경영비전 및 소액주주 보호 방안'을 토대로 조만간 지지대상을 선정, 주총에서 적극적인 권리를 행사키로 해 이들의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오는 11일 증권선물위원회를 개최, KCC측의 현대엘리베이터지분 20.78%에 대한 처리방안을 최종 결정한다. (서울=연합뉴스) 정 열 송수경기자 passion@yonhapnews hanksong@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