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박태균군(14·용마초등 6년)은 중학교 입학 선물로 MP3플레이어를 첫 손가락에 꼽는다. 엄마와 함께 서울시내 한 전자상가를 찾아 이것저것 골라보지만 정작 엄마 김희숙씨(47)는 확신이 들지 않는다. "초등학교 때에도 한 반에서 대략 3분의 1은 MP3플레이어를 갖고 있다고 하더라고요.중학교에 올라가면 공부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 할텐데….아이가 너무 갖고 싶어해요." 초등학생부터 중·고등학생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이 선택하는 가장 갖고 싶은 졸업·입학선물 1,2위는 MP3플레이어다. 예전에 이들의 주머니를 차지하던 워크맨을 밀어내고 MP3플레이어가 완전히 장악해 컴퓨터에 친숙한 디지털 세대들에게 휴대용 디지털 오디오기기 필수품으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목에 걸 수 있을 정도의 작은 크기에 세련된 디자인은 패션 아이템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여기에 보이스레코더,FM라디오 청취,어학공부,파일저장 등 여러 기능이 첨가되면서 학생들에게는 친숙한 에듀테인먼트 제품으로 등장했다. ◆'뭐든지 척척' 만물박사 MP3플레이어=MP3 파일로 된 음악을 수십곡에서 수백곡까지 내려받아 음악을 듣는 것은 기본. 최근 몇년 사이 MP3플레이어 제조사들은 자체 홈페이지를 통해 각종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어학용 파일이다. MP3로 제작된 영어,중국어,일어 학습파일로 걸어다니면서 외국어 공부를 할 수 있다. 여기에 보이스레코더 기능을 활용하면 자신의 발음과 억양을 그대로 녹음·재생시켜 확인할 수 있다. 학교나 학원에서 선생님의 강의도 연속 8시간 이상 손쉽게 녹음할 수 있는 것은 또 다른 장점이다. 자신이 선택한 음악 폴더가 싫어지면 FM라디오로 전환할 수 있다. 게다가 용량이 커지면서 컴퓨터로 작성한 숙제나 학습파일을 MP3플레이어에 담아 가지고 다니면 플로피디스크 등이 필요없어 새로운 저장매체로도 이용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디지털카메라 기능까지 첨가되면서 친구들과 사진을 찍어 저장할 수도 있다. ◆액세서리 같은 MP3플레이어,용량은 점점 커져=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제품은 여전히 플래시메모리 타입이다. 액세서리처럼 목에 걸고 다닐 수 있도록 크기가 작고 가볍다. 현재 2백56MB(메가바이트)가 팔리고 있는 전체 플래시메모리 제품 중에서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5백12MB도 점차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물론 용량이 커질수록 가격도 높아진다. 플래시 제품의 가격은 평균 10만원 후반대에서 30만원대다. MP3 파일을 곡당 평균 3MB로 계산하면 5백12MB의 경우 1백70여곡가량 저장할 수 있다. 일주일 내내 들어도 싫증이 나지 않을 정도다. WMA나 OGG 등 다른 형태의 저장파일인 경우에는 압축 크기가 더 작아져 거의 두 배 이상 많은 노래를 담을 수 있다. 현재 레인콤의 아이리버나 애플의 아이팟은 목걸이형도 1GB(기가바이트) 제품까지 출시하고 있다. 게다가 올해 유난히 인기를 얻을 것으로 기대되는 하드디스크(HDD) 타입은 목걸이형은 아니지만 용량이 훨씬 크다. 기존 PDA처럼 크고 투박하던 디자인도 한결 작고 얇아졌다. 애플의 아이팟은 최대 1만곡까지 저장할 수 있는 40GB 대용량 제품의 두께가 1.6cm,무게는 1백50g에 불과하다. 삼성 옙과 레인콤의 아이리버도 20,30,40GB짜리 제품을 잇달아 내놓았다. 이들 하드디스크 MP3플레이어는 대용량을 바탕으로 뮤직비디오,영화 등도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 제품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격은 주로 50만∼60만원 이상이다. ◆스톱워치,칼로리 체크 등 스포츠유틸리티=플래시 타입 MP3플레이어는 대게 암(arm)밴드를 기본 옵션으로 제공한다. 팔에 밴드 형태로 찬 후 조깅이나 인라인스케이트,농구 등을 즐기며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창 스포츠를 즐기는 활동성 강한 청소년들을 위한 제품도 있다. 삼성은 자동으로 소모 칼로리와 심박수를 측정해주는 '옙 스포츠'를 출시했다. 스톱워치 기능은 필수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