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조만간 조정 과정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고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AWSJ)이 9일 보도했다. 투자자들의 증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는 반면 하락에 대한 우려가 점차 감소하는 가운데 악재가 터질 경우 통상적으로 주가는 5~10% 빠지거나 이보다 약간 더많이 밀린다. 이같은 조정과정은 주가가 20%정도 빠지면서 야기되는 진정한 약세장이 아닌 랠리 재개의 신호탄이 되는 '건전한 조정'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미국 증시가 상승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점점 더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미국증시가 이미 조정 시기를 지났다는 우려를 피력하기 시작했다. 신문은 그 근거로 다우존스공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로 대변되는 뉴욕증시가 작년 3월에 고점대비 5% 하락하며 조정을 보인 이후 거의 11개월이나 뚜렷한 조정없이 계속 상승세를 유지해왔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 증시에서 실로 '건전한 조정'이 시현된 것은 작년 3월말에 이라크전쟁에대한 우려로 다우지수가 6% 하락했던 것이 마지막이었다. 그 이후에 최대폭의 조정이 일어난 때는 작년 9월로 조정폭은 4%에 그쳤었다. S&P 500지수의 경우 작년 3월말 이후 이보다 더 큰폭의 조정과정을 몇차례 겪었지만 변동성이 크다는 특성을 감안하면 '건전한 조정'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통적으로 2월은 12월, 1월의 강세장 이후 증시가 조정을 보이는 여러달 중의 하나라는 것이 증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보스턴 소재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의 루스 코에스터리히 미국 증시 담당 수석전략가는 "시장이 조정에 취약하다"며 "2월은 몇달간의 강세장 이후 전형적으로 하락세를 보이는 때"라고 말했다. 그는 제조업체들의 원자재 및 에너지 비용이 제품 가격에 비해 빠르게 증가하고있다고 지적하며 "따라서 올해 말에 기업들의 실적이 월가의 기대에 못미칠 수도 있다는 증거가 일부 있다"고 밝혔다. 암사우스 애셋 매니지먼트의 조셉 키팅 수석투자전략가도 "주가가 계속 상승할이유가 없는 만큼 조정을 예상해왔다"며 "향후 수주동안 주가가 4∼5% 하락해도 별로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조정 예상은 대표적 강세론자들 사이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증권의 토머스 맥머너스 수석투자전략가는 지난 12월에고객들에게 주식 투자 비중을 75%에서 70%로 줄이도록 한 후 지난달에는 추가로 65%로 더 낮출 것을 권고했다. 리처드 L.에반스 인베스트먼트의 리처드 에번스 매니저 역시 지난 1970년과 1975년, 1982년에 주식시장이 약세장에서 벗어나 급반등했다는 역사적 사실을 거론하며그 당시 지수가 50% 오른 후 2∼3개월간 7∼15% 조정을 거쳤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역사적으로 볼때 최근 들어 다우지수의 최고점은 지난 1월 26일로 지난 2002년10월 이후 46.9% 올랐기 때문에 조정이 임박했다는 관측이다. 그는 이어 "증시가 2~3개월동안 조정을 거친 뒤 상승할 것"이라면서 대표적 선행지표인 다우존스 교통평균지수가 최근 급격히 하락했다는 것은 증시 조정을 예고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예상되는 주가 조정이 오히려 올해 미국 증시 랠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메릴린치의 리처드 맥케이브 수석애널리스트는 2월과 3월에 증시가 10% 하락한뒤에는 추후에 재상승할 수 있지만 증시가 봄까지 계속 올라 고점에 도달할 경우 연말까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지난 6일 발표된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가 월가 예상치에 못미쳤지만 다우지수가 97.48포인트나 오르면서 미국 증시가 조정없이 계속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들이 미국 경제와 기업 실적이 예상치보다 부진함에 따라 야기될 수있는 위험에 초점을 맟추기 보다는 더딘 고용 시장 회복으로 미국의 연방준비?도이사회(FRB)가 금리 인상을 늦출 것이라는 기대감에 집중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투신사인 윌밍턴트러스트의 매튜 브라운 증시담당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국민들의 세금 환급, 기업 수익 개선 및 투자 확대, 상당기간의 금리 동결 등을 지적하며 "증시가 대폭적인 조정을 거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상반기 증시를 비관하지는 않지만 감세 효과가 사라지고 금리가 상승하기 시작하는 올 하반기가 진정 우려 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국기헌기자 penpia2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