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경기가 침체를 보이는 상황에서 해외 건설수주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97년 1백40억달러에 이르렀던 해외 건설수주가 지난해 37억달러까지 추락했지만 올해는 70억달러를 웃돌 것이란게 해외건설협회의 추정이다. 당초 건설교통부의 전망치(60억달러)를 10억달러 초과하는 것으로 작년보다 90%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해외수주가 늘어나는 것은 이라크 전후 복구사업이 본격화되고 세계 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는 것이 주요 원인이라고 한다. 실제 현대 대우 LG 등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3~5배 가량 늘려잡고 있다. 미국의 벡텔 파슨스 HRH 등 세계적인 건설업체들이 대우건설을 인수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것도 최근의 중동 수주붐을 반영하는 현상이라고 볼수 있다. 장비수출은 물론 인력파견을 수반하는 해외건설은 국제수지 개선효과가 클 뿐 아니라 특히 일자리를 많이 창출한다는 점에서 적극 장려할 일이다.해외건설협회는 올해 70억달러의 수주가 이뤄진다면 약 15만명의 직접 고용창출 효과가 있고 간접부문까지 합치면 30만명 가량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런만큼 해외건설 수주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건설교통부가 '해외건설 지원 5개년 계획'을 마련중이지만 역시 가장 필요한 것은 금융지원이다. 핵심은 현행 3천억원 수준에 불과한 수출입은행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건설부문 자금을 대폭 늘리는 것이다. 같은 역할을 하는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의 건설지원액이 우리의 50배에 달하고,무상지원을 크게 늘리고 있는 중국이 해외건설수주 경쟁에서 우리를 앞선 것은 민관 합동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우리 군대가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에 가는 이유중 하나가 바로 이런 경제적인 실익을 얻자는 것이다. 정부는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제2의 중동붐으로 연결시킬수 있도록 세심히 배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