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여생도가 지난해 말 미국 육사(웨스트포인트)의 여단장 생도에 임명돼 활약중인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미 육군사관학교신문 포인터 뷰(Pointer View)는 지난달 9일 뉴욕주 콩거스에 사는 육사 4학년 정한샘씨(22·미국명 그레이스 정)가 2학기에 여단장 생도(Brigade Commander)로 임명됐다고 보도한 것으로 한·미연합사가 9일 밝혔다. 여단장 생도는 육사 생도 4천여명의 자체 지휘체계에서 서열 1위의 직책으로 웨스트포인트 2백년 역사상 여성이 이 자리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두번째다. 정씨는 생도 규율 확립과 자체행사 기획 및 이행 등 생도대의 일반적인 업무를 주도하고 생도를 대표해 외부 귀빈을 맞이하는 의전 역할과 언론에 생도들의 의사를 알리는 대변인 역할을 하게 된다. 정씨는 부여단장 생도 시절인 작년 9월 국방위 소속 상원의원으로서 육사를 찾은 힐러리 클린턴 의원을 안내했고 앞서 4월에는 몇몇 생도 대표들과 함께 뉴욕타임스와 인터뷰하는 자리에서 이라크전에 대한 육사 생도들의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고등학교(클락스타운 하이스쿨)에서 아시아계 여학생으로서는 개교 이래 처음으로 학생회장을 지냈던 정씨는 아이비 리그로 진학하라는 지인들의 권유가 많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려운 집안 사정 등을 감안해 육사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녀는 포인터 뷰와의 회견에서 "고교 시절까지 견학할 기회가 많았던 육사가 젊은이들에게 제공하는 기회 때문에 군인의 길을 선택했다.무언가 색다르고 도전적인 것을 하고 싶은 욕망도 입교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