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민간기업의 14.5%가 최근 3년 동안 산업기밀 정보 유출로 인한 피해를 입었으며,퇴직사원들이 과제수행 결과 데이터와 설비설계도를 주로 유출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회장 허영섭)가 최근 부설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3백94개 민간기업을 대상으로 '기업연구소 산업기밀 관리실태'를 설문 조사한 결과 57개사가 내부기밀을 유출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산업기밀 정보 유출자로는 퇴직사원이 70.2%(복수 응답)로 가장 많았으며 협력업체 직원(15.8%), 경쟁업체 종사자(12.3%), 현직사원(10.5%)이 그 뒤를 이었다. 유출 산업기밀의 경우(복수 응답) '수행과제 결과 데이터'(49.1%), '주요 설비 설계도'(35.1%), '최종 연구 결과 보고서'(29.8%) 등 순이었다. 내부 기밀정보 유출로 인한 금전적 피해로는 '연간 1억∼5억원가량'이 29.8%로 가장 많았으며 '1천만∼5천만원 미만'이 22.8%, '5천만∼1억원'이 17.5%를 차지했다. 연구자료 유출로 인한 피해로는 매출액과 순이익 감소(70.2%), 기존 고객의 상실(43.9%), 기업이미지 훼손(28.1%), 신제품 시판 실패(17.5%) 순으로 조사됐다. 보안담당 부서를 확보하고 있는 기업은 전체의 12.9%에 불과했으며 중소기업의 경우 71.1%가 보안관리규정 등 기본 장치조차 갖추고 있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산업기술진흥협회 관계자는 "민간기업의 기밀 유출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기업연구소의 보안관리시스템 지출비를 연구개발비로 간주해 세액 공제해 주는 등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