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독학사 학위수여식이 9일 서울교육문화회관에서 열려 9백44명이 학위를 받았다. 이날 학위를 받은 독학사들은 학사모를 쓰기까지의 남다른 인생역정 때문인지 기쁨의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백혈병으로 한쪽 폐를 잘라낸 정천수씨(44·행정학)는 죽음의 고비를 넘긴 뒤 가정 형편이 어려워 독학으로 향학의 꿈을 이뤘다. 정씨는 "생명을 회복하자 공부에 대한 열정이 되살아났다"며 "체력이 떨어져 학교나 학원에 다니는 것은 엄두도 낼 수 없어 8만3천원을 들여 산 교재에 희망을 걸었다"고 설명했다. 여성 최고령자로 특별상을 받은 민경애씨(61·국문)는 추계예술대 대학원 서양화 전공에 합격해 올 3월부터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민씨는 "여고를 졸업하고 결혼해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전념하면서도 미술대 진학의 꿈을 버리지 못해 꾸준히 그림 공부를 해왔다"고 말했다. 서보강씨(56·행정학)는 현역 대구광역시의회 의원. 1965년 고졸자격 검정고시에 합격했고 26년만인 91년 독학사 제도와 첫 인연을 맺어 12년만에 학사모를 쓰게 됐다. 중학교 때 병원에 입원하느라 또래들과 함께 공부하지 못해 검정고시로 고졸 자격을 따내고 내친 김에 대학 과정도 독학의 길을 걸었던 조민경씨(19·여·가정)도 결국 남들보다 2∼3년 먼저 학사모를 썼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