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반대" 농민 격렬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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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 등 8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전국농민연대와 86개 시민단체 소속 회원 등 1만1천여명은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국회의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반대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날 농민들은 집회를 저지하는 경찰에 맞서 6시간여에 걸쳐 시위를 벌인후 밤 11시께 국회 FTA 비준안 처리가 무산되자 정리집회를 갖고 자진 해산했다.
농민들은 이날 집회 뒤 국회 앞까지 4백m를 행진하던중 국회 국민은행 앞에서 저지당하자 빈병 돌 계란 등을 던지고 각목을 휘두르며 경찰과 대치했다.
국회 진출을 시도하던 농민들은 전경 버스 1대를 넘어뜨리려다 경찰이 저지하자 유리창을 부수며 가스통과 지하철 공사장 자재에 불을 질렀다.
이에 대해 경찰은 물대포를 쏘며 해산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전경과 농민 10여명이 부상 당했고 일부 농민들은 경찰에 연행됐다.
농민들은 이날 3백여대의 버스에 나눠타고 서울로 올라와 여의도 일대에서 집회를 갖는 한편 열린우리당 이해찬 의원(서울 관악을) 등 현역 국회의원 4명의 지구당 사무실을 방문해 사무실에 비준 동의안 저지를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걸어놓는 등 시위를 벌였다.
농민들은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 반대' '국회는 비준 거부' '한ㆍ칠레 FTA 비준 저지해 식량주권 사수하자' 등이 적힌 플래카드를 곳곳에 내걸고 국회의 비준 동의안 처리 철회를 요구했다.
전국농민연대는 성명서에서 "우리 농업의 운명이 걸려 있는 FTA 비준 동의안 처리에 대해 비준 반대를 약속했던 1백48명의 의원들은 국민들에게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식량주권을 지키고 농업의 운명을 결정할 비준안 처리는 정치적 흥정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송남수 상임대표는 "FTA 협정을 체결하면 농업의 부분 폐해는 뻔하고 실익이 없다"며 "이는 농업을 포기하려는 것으로 농업을 팔아 나라의 부를 이루는 것은 천박하고 가벼운 자본의 논리"라고 비난했다.
농민연대는 이날 투쟁 결의문에서 "우리는 목숨을 걸고라도 여의도에서 한ㆍ칠레 FTA 비준 동의를 막겠다"며 "처음부터 잘못된 협정으로 변변한 대책조차 없이 농민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굴욕적인 FTA 지원대책은 결코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80개 중대 8천5백여명의 경찰 병력을 집회 장소 주변에 배치하는 한편 2백여명의 교통 경찰을 여의도 일대에 투입해 교통 정리에 나섰으나 일부 구간에서는 혼잡한 차량 흐름이 계속됐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