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의 사돈 민경찬씨(44ㆍ구속)가 자신에 대한 금융감독원 및 경찰 조사가 청와대와 조율에 따른 것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시사주간지 시사저널이 보도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이는 '민씨의 6백50억원 모금설'을 수사해온 경찰이 '민씨 개인의 사기극'으로 판단한 것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10일 발간된 시사저널에 따르면 민씨는 구속 직후인 지난 7일 이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가 있다고 했다가 바로 없다고 해도 괜찮은 것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그러기로 했다"고 답변했다. 그는 지난 4일 경찰 연행 직전의 전화 인터뷰에서도 '청와대에서 민 원장을 버리기로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지금 해명서를 만들어 내야 할 것 같다. 아까 문재인 수석하고 해명서를 내기로 했다"고 말해 청와대와 사전조율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씨는 지난달 24,29,30일 인터뷰에서 "6백50억원쯤 모았고 개인 위주로 최소 2억∼3억원 이상 투자했다. 펀드가 아니라 (부동산 개발을 위한) 투자회사고 원리금 보장에 관한 약속이 분명 없었다"며 '6백50억원 모금' 주장을 재확인했다. 지난 3일 인터뷰에서는 투자액과 관련해 "보통 10억원이 많다. 5억원, 10억원, 20억원 단위로 받았다. 한 사람은 8억원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민씨는 투자자가 47명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어제(29일) 오늘 사람들 만나서 숫자는 조정했다. 법적으로 50명 넘으면 문제가 있다니까 40명 전후로 만들었다. 그렇게 해서 무마되는 걸로 조율했다"고 말했다. 민씨는 다시 4일 인터뷰에서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민 원장이 투자자 수를 65명에서 47명으로 바꿨다고 밝혔다'는 지적에 대해 "누가 그랬는가. 청와대에서 실수한 것 같다. 말 실수다"라며 "오늘 아침 문 수석하고도 통화했는데…."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민경찬씨는 변호사를 통해 "본인이 청와대와 의견 조율을 거쳐 자금이 없는 것으로 사전 협의해 말을 맞췄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도 "청와대와 조율한 사실이 없다"며 "사실 그대로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금감원도 "지난달 30일 민씨를 면담 조사할 당시에는 청와대가 민씨를 2차례에 걸쳐 조사한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