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21
수정2006.04.01 23:24
진보성향의 노동경제학자인 김대환 인하대교수가 노동부 수장을 맡음에 따라 앞으로 노동정책 기조가 어떻게 전개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신임장관은 진보적이지만 합리적 개혁주의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대통령직 인수위 경제분과 간사 시절에는 노동운동의 정치화에 반대하는 등 노사문제에 뚜렷한 소신을 피력하기도 했다.
김 신임 노동장관은 분배와 복지를 강조하는 유럽의 좌파식 노동운동을 배제하고 성장 위주의 영미식 신자유주의적 정책을 어느 정도 수용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따라서 노사갈등을 부추길 정도로 혁신적이거나 돌출적인 정책은 펼치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지난해처럼 친노동정책으로 노동계의 기대심리를 한껏 끌어올려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우는 범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기영합주의적이고 즉흥적인 정책은 산업현장을 혼란으로 빠뜨릴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지난해 우리 국민 모두가 확인했기 때문이다.
김 장관으로서는 당장 노사정 일자리 만들기 사회협약을 다음달까지 매듭지어야 하는 것을 비롯 허다한 과제를 안고 있다.
지난해 말 발표된 노사 로드맵을 법제화하는 작업만 하더라도 쉽지 않은데다 총선을 전후해 폭발할수 있는 노동계의 요구를 처리하는 것도 결코 만만한 과제는 아니다.
더구나 참여정부 들어 노동부장관의 권한도 크지 않은게 사실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노동전문가를 자처하고 나선 상황에서 장관의 운신폭도 그다지 넓은 편은 아니다.
어떻게 보면 노동장관의 정책은 청와대의 의중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노동경제전문가인 김 장관이 노사문제를 자신의 소신에 따라 해결하려면 이러한 문제부터 정리되어야 한다.
그래야 효율적인 노동행정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지난해 11월 청와대에서 노 대통령 초청으로 열린 노동전문가들과의 간담회에서 "대화와 타협, 법과 원칙이 병존해야 한다"며 중도적 입장을 나타냈다.
다시 말해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사용하며 노사문제를 풀어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평소에도 노동자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중시하면서도 노사협력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강조해 왔다.
특히 노사문제의 합리적 해결을 위해서는 한국형모델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여러 차례 피력해 왔다.
이렇게 볼때 김 장관은 좌파적 분배주의자라기보다는 현실에 뿌리를 둔 진보주의자정도로 평가된다.
따라서 참여정부 출범 이후 권기홍 전장관에 의해 추진되어 왔던 급진적 노동개혁은 없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재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노사관계법과 제도개선, 일자리창출문제, 노사안정, 노동시장 유연화, 비정규직차별철폐 등 새 노동장관이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노동계와 재계 양쪽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문제들만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그만큼 김 장관에게 맡겨진 책임이 막중하다는 얘기다.
특히 한국병으로까지 불리우는 대기업 노조의 전투적 노동운동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숙제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