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난지도 퍼블릭골프장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기장명 골프장영업본부 사장(58)은 아마추어로서 국내 최고의 성적을 보유하고 있다. 광주CC와 용인프라자CC 챔피언티에서 기록한 베스트스코어가 9언더파 63타. 지난 96년 6월 프라자CC 타이거코스에서 버디 11개와 보기 2개로 63타를 쳤다. 당시 8번홀부터 18번홀까지 14번홀 보기를 빼고 모두 버디를 잡는 진기록을 세웠다. 기 사장은 평생 한 번도 힘들다는 홀인원을 8번이나 했고 이글은 3백개가 넘는다. 3백야드짜리 파4홀은 가볍게 '1온'이다. 그에게는 골프와 관련된 숱한 일화가 있다. 한참 골프에 물이 올라있던 90년대 초반,주위 사람들이 서울에서 골프를 제일 잘 친다는 배모씨와 그를 대결시켰다. 광주와 서울 그리고 그 중간쯤인 대전 근처에서 세차례 맞붙기로 했다. 그러나 광주CC에서 열린 첫 대결에서 4번홀이 지난 뒤 게임은 끝나버렸다. "1번홀 버디,2번홀 이글,3번홀 버디,4번홀 홀인원해서 4번홀까지 6언더파를 쳤더니 파행진을 하던 그 사람이 바로 손을 들어버리더군요." 기 사장은 84년 독학으로 골프에 입문했으나 나름대로 이론서를 쓸 정도로 스윙이론에 정통해 있다. 그는 스윙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스윙은 두 팔이 제대로 기능을 해야 합니다.오른손잡이는 오른쪽이 강하게 마련이어서 왼쪽이 역할을 못하죠.그래서 스윙할 때는 왼쪽을 능동으로 만들고 오른쪽은 수동으로 만들어야 합니다.백스윙부터 왼쪽이 주도해야 하는 거죠." 그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체중 이동'이라고 했다. "백스윙에서는 하체를 거의 쓰지말고 고정해야 합니다.다운스윙때는 고정됐던 하체를 왼 다리부터 마음껏 움직여주면 체중이동이 되지요.팔은 저절로 내려옵니다." 기 사장은 골프에 입문한 지 5개월 만에 70타대 중반의 스코어를 냈지만 2∼3년간은 OB가 너무 많아 스코어가 들쭉날쭉했다고 한다. 스윙을 콤팩트하게 줄이면서 언더파 스코어를 내기 시작했다. 기 사장은 지금도 이븐파 안팎을 치는 '고수'다. "담배 끊는 것처럼 오버스윙을 잡았더니 스코어가 뚝 떨어지더군요.스윙은 간결할수록 좋습니다." 그는 골프를 어렵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왜 볼이 내 맘대로 가지 않을까 하는 것에 대한 고뇌를 많이 했다고 한다. "헤드페이스가 어떻게 볼과 접촉하느냐에 따라 구질이 정해집니다.열려맞거나 닫혀맞거나 임팩트 순간 볼의 방향이 결정나죠.그래서 임팩트 순간 양손이 로테이션(롤오버)되는 과정에 스윙 기술이 있어요.이 완급을 조절하면 볼을 원하는 곳에 보낼 수 있습니다." 기 사장은 임팩트 순간 오른쪽은 압축해 주고 왼쪽은 끄집어 당기는 형태를 띠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쇼트게임에 대해서는 '공식'이라고 잘라 말했다. 스윙크기에 따라 가는 거리를 정확히 알아놓으면 끝난다는 것. 기 사장은 연습의 중요성을 이렇게 강조했다. "스윙이 본능처럼 나오기 위해서는 20만∼30만개의 볼을 쳐야 한다고 봅니다.아마추어가 1년에 2백일을 연습한다고 하면 하루 5백개씩 2∼3년을 꼬박 쳐야 하는 분량이지요." 글=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