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주가 종합주가지수 900 돌파의 발판이 될까.' 외국인이 '바이 코리아' 행진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 개연성과 원·달러환율 급락(원화가치 급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난달 말 이후 잠시 매도세로 돌아섰던 외국인은 10일 3천억원어치를 순매수,3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특히 외국인은 은행주를 중심으로 한 금융주의 매수세를 늘려가고 있어 금융주가 지수의 전고점(870)을 넘어 900선 돌파의 '선봉'에 서게 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돌아온 외국인 외국인은 이날 3천96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지난 6일 이후 매일 2천억원 넘게 주식을 사들여 최근 사흘간 순매수 금액은 7천3백억원을 넘어섰다. 환율 급락 가능성 등 악재가 부각되며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들이 팔았던 5천3백억원을 사흘만에 '만회'한 것. 조홍래 동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원·달러 환율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완만한 속도로 진행될 경우 외국인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환차익을 볼 수 있는데다 엔화나 유로화보다는 절상 속도가 낮다면 국내 수출기업에 큰 타격이 없을 것으로 외국인은 판단하고 있다"며 "G7 회담 이후 국내 증시를 둘러싸고 있던 악재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주가 매수 타깃 외국인이 금융주에 대한 매수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은 지난 9일 3백38억원어치를 산데 이어 이날도 은행주를 4백92억원어치나 샀다. 보험주도 최근 두달 동안 최대 규모인 1백95억원어치를 순매수했고,증권주도 1백35억원어치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안승원 UBS 상무는 "은행주는 1월 중순 이후 조정을 받아 가격메리트가 생긴데다 작년 대손상각을 많이 해 올해부터는 실적이 좋아질 것이란 전망이 확산된 것이 외국인 매수의 배경"이라고 말했다. 유승창 하나증권 수석연구원은 "보험주의 경우 설연휴가 끼었던 지난 1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고점을 찍고 이달부터는 하락세로 돌아서 실적 개선이 나타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주 강세 계속될까 종합주가지수가 추가 상승하기 위해서는 금융주의 시세분출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외국인의 금융주 매수가 국내 증시 '업그레이드'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번 금융주 강세는 '순환매 성격'이 짙다고 설명하고 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국민은행의 경우 현재 PBR(주가순자산비율)이 1.7배 수준으로 올해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반영된 상태"라며 "주가가 6만원을 넘기 위해서는 올해 ROE(자기자본이익률)가 20%는 넘어야 하지만 그렇게 될지 아직은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조홍래 센터장은 "은행주가 카드문제 등 위험요인을 완전 털어내고 추세적인 주가 상승세를 탔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