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수소의 저장 성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기술이 한·미 공동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이 기술은 차세대 휴대폰용 수소 배터리와 자동차 연료용 수소 저장 장치 등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어 상용화 가능성이 큰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채희권 한국외대 화학과 교수 팀은 미국 미시간대 연구 팀과 공동으로 수소를 담을 수 있는 차세대 물질로 알려진 '금속 유기 골격구조(MOF:Metal Organic Framework)'의 기체 저장 능력을 50%가량 높일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저널 '네이처'(5일자)에 발표됐다. 수소는 석유나 석탄 등 화석연료를 대체하면서 공해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특성 때문에 지구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으나,밀도가 매우 낮아 작은 부피에 대량의 수소를 저장하기가 어려운 단점이 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그동안 이같은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리튬보다 가볍고,라이터 정도의 압력(10기압)에서 2% 정도의 수소 흡착률을 보이는 수소저장 물질 'MOF'를 개발했다. 채 교수 팀은 이번에 MOF의 실제 표면적이 기체 저장물질로 연구되고 있는 카본보다 2배 이상 넓고,흡착제나 촉매로 쓰이는 제올라이트 Y에 비해 5배가량 넓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 또 자체적으로 MOF를 만들어 측정한 결과,그동안 개발됐던 MOF보다 표면적이 55%가량 넓어 다량의 수소나 메탄을 저장할 수 있는 등 산업용 개발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덧붙였다. 채 교수는 "MOF는 표면에 나노미터 단위의 조그마한 구멍이 수없이 많고,그 안에도 1,2,3차원적 미세 구멍이 많아 이를 이용하면 기존에 알려진 수소나 메탄 저장 매체보다 더 우수한 저장용기로 개발할 수 있다"며 "현재 휴대폰용 수소충전 배터리로 개발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