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2일자) 중국과 기술격차 좁혀지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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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중국과의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휴대폰 2년,유기EL 3년,냉동공조 5년,초박막액정화면(TFT-LCD) 8년,석유화학 7∼13년 등으로 나타난 산업기술재단의 한ㆍ중 기술격차 조사는 2010년이면 석유화학을 제외한 나머지 업종에서 중국의 기술이 대등한 수준에 이를 것임을 예고한다.
특히 우리나라 유망 수출상품인 휴대폰의 기술격차가 2년밖에 안된다는 것은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
기술격차가 좁혀지고 있는 까닭을 생각하면 물론 중국의 적극적인 투자유치와 기술확보 노력을 빼놓을수 없다.특히 중국의 기술전략이 거대 시장을 지렛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격에 가속도가 붙는 측면도 있다.하지만 중국이 추격해 오는 만큼 우리가 기술력을 더 높이지 못한 측면 또한 크다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휴대폰은 그 대표적인 사례다.정부 기업 모두 휴대폰 수출 성과에 도취돼 있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지만 한꺼풀 벗기면 우리의 원천기술력은 여전히 취약하기만 하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미국의 퀄컴 등 일부 기업에 대한 기술의존이 부각됐지만 휴대폰의 기능이 늘어나고 첨단화될 수록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가릴 것 없이 로열티를 지불하거나 부품을 수입하여 쓰는 품목은 오히려 늘어만 가는 형국이다.
물론 휴대폰 시장은 제품교체 주기가 대단히 짧아 빠른 신제품 출시가 사업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다는 점을 생각하면 업체들이 기술도입이나 부품수입에 우선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그런 이유만으로 우리가 원천기술이나 부품ㆍ소재 개발을 소홀히 한다면 중국이 추격하는 만큼 격차가 좁혀질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다른 분야도 비슷한 양상이다.
가격경쟁력은 한계에 이르렀고 제조기술로 버티기에도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조사 결과의 핵심이다.
다시 한번 원천기술과 부품ㆍ소재산업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돼야 한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