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마련된 법률이 비용부담으로 이어지면서 미국 기업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회계 투명성과 내부통제를 강화한 사베인-옥슬리법이 기업을 각종 규제에 얽매이게 해 경영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사베인-옥슬리법이 2002년 11월 발효된 이후 미 기업들의 회계감사 비용부담이 연 30% 이상 급증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사베인-옥슬리법은 엔론 월드컴 등 대규모 회계부정 스캔들이 터진 후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제정된 기업개혁 법률이다.


하지만 최고경영자(CEO)의 재무제표 인증과 회계감사 강화,사외이사 임명 확대 등 세부조항이 지나치게 엄격해 기업들에는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미 국제재무경영자(FEI)가 3백21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매출 50억달러 이상 기업의 경우 지배구조 자문 명목으로 변호사 회계사 등에게 연평균 4백67만달러를 추가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들이 기업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투입되는 시간도 연 4만1천2백1시간(약 4년9개월)에 달했다.


실례로 반도체 업체인 마그나 디자인 오토메이션은 변호사 컨설턴트 등에게 수시로 자문을 하면서 올 1분기 중 기업지배구조 개선 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1백5% 급증했다.


가구 업체인 킴발 인터내셔널은 회계감사 비용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80만달러로 뛰었다.


GM의 피터 바이블 CFO(최고재무 책임자)는 "문제는 돈이 아니라 직원들이 본업에 신경을 쓰지 못하고 세세한 법조항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하는 점"이라며 "지나치게 상세한 법 규정이 주주들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방해가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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