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신용이다] 제3부 : (6) '개인도 위험관리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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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구로동에 사는 김민태씨(가명ㆍ35)는 결혼한지 올해 7년째다.
단란했던 그는 최근 6살짜리 아들이 소아암(백혈병)에 걸렸다는 판정을 받았다.
골수이식에 따르는 비용 등 치료비와 수술비를 합해 완치까지 필요한 돈은 최대 8천만원.
기가 찰 노릇이었다.
다행히 그는 매달 2만2천3백원의 보험료를 내는 S생명의 '어린이CI보험'에 가입해 둔 상태였다.
보험사에 문의한 결과 5천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야 한 시름 놓을 수 있었다.
아무리 재무설계를 제대로 하고 그럴듯한 자산운용계획을 세웠어도 예상치 못한 위험에 대비하지 않으면 말짱 헛일이 되고 만다.
김씨의 경우처럼 갑자기 닥치는 위험 하나로 신용 위기에 빠져들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김씨는 보험에 가입해 둬 이런 위험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
따라서 개인의 라이프사이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도 신용관리를 위한 필수조건이다.
◆ 평생 위험관리의 기본은 보험 =사람들은 일생을 살아 가면서 누구나 온갖 위험에 노출된다.
상해 및 질병에서부터 사고ㆍ사망ㆍ배상책임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위험은 직접 다가 오기도 하고, 가족 구성원을 통해 간접 피해를 주기도 한다.
물론 위험이 발생할 확률은 낮다.
그러나 위험이 현실화될 경우 혹독한 결과를 낳는다.
40대 가장이 사망했을 때 유가족의 생계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50대 주부가 위암에 걸렸을 때 치료비는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만약 보험에 가입해 두지 않은 상태라면 가족들은 심각한 경제적ㆍ정신적 고통을 겪을 공산이 크다.
경제적 손실은 멀쩡한 가족을 '가족 신용불량자'의 수렁으로 몰아 갈 수도 있다.
따라서 미리부터 미래의 위험을 분산시켜 두는 작업이 필요하다.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불의의 사고와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위험에 대비하는 데에는 보험이 제격이다.
합리적인 전략을 세워 아무리 재테크를 열심히 한다고 하더라도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불의의 사고를 당하게 되면 그동안 공들여 쌓아온 재산과 노력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밖에 없다.
재테크 이전에 보험 가입은 필수다.
◆ 본인 주변의 위험부터 먼저 파악하라 =최근 몇년 사이 인기를 끌어온 대표적인 상품으로 종신보험이 있다.
사망 원인에 관계없이 고액의 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 상품이다.
따라서 가정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이 가입하는게 바람직하다.
자동차 보험에 가입하면서 책임보험만 선택하는 것도 위험을 잘못 인식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책임보험은 종합보험과 달리 보상한도가 극히 제한적이다.
사망 사고와 장해1급은 각각 8천만원, 부상 1급은 1천5백만원 밖에 되지 않는다.
그 이상을 초과하는 금액에 대해선 사고를 낸 당사자가 보상해줘야 한다.
반드시 종합보험에 가입해둬야 사고 때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에 가입했다고 해서 모든 위험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은 아니다.
'삼팔선' '사오정' 등으로 표현되듯 조기퇴직이나 실직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전문가들은 예상치 못한 지출에 대비해 보험 가입과는 별도로 비상 자금을 마련해 두라고 충고한다.
교보생명 재무설계센터의 김경석 팀장은 "만일의 경우에 대비, 월평균 생활비의 3∼6개월치에 해당하는 비상자금을 준비해 두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보험도 요령있게 가입해야 한다 =보험에 가입할 땐 보험사로부터 '종합재무설계 서비스'를 먼저 받는 것이 좋다.
종합재무설계는 가정의 현재 가족구성, 수입과 자산상태 및 노후자금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경과 기간에 따른 필요자금과 부족자금을 산출, 평생에 걸친 자금의 흐름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매달 납입하는 보험료는 월 소득의 10% 정도가 적당하다.
보험이 개인의 위험을 관리하는데 좋은 상품이긴 하지만 본인의 부담능력을 벗어날 정도로 과다하게 가입하면 신용상태에 새로운 리스크를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여러 상품에 가입하기 보다 특약을 잘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종신보험의 경우 정기특약을 활용하면 저렴한 보험료로 필요한 만큼의 사망보장을 추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주계약 1억원에 가입하고 정기특약으로 필요기간(55∼80세) 동안 추가로 1억원을 더 보장받도록 설계하면 주계약으로만 2억원을 보장받는 것보다 훨씬 싼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
다양한 질병ㆍ재해관련 특약을 활용하면 암보험 건강보험 등을 동시에 가입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