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부지와 의사당 아래를 지나는 지하철 9호선 909공구인 '국회구간' 공사가 최근 국회 앞에서 계속되는 각종 시위 여파로 건설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국회가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못하는 가운데 농민 시위가 격렬 양상을 보이면서 공사 장비와 자재들이 파손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11일 시공업체인 두산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벌어진 농민 시위로 기자재가 파손되고 공사가 늦어져 1억원이상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현장 관계자는 "작년 12월말에 있었던 집회에서도 각종 자재가 파손돼 4천만∼5천만원의 피해가 났다"며 "이번 집회에서도 시험 기자재와 공사용 자재가 불에 탔고 철근도 고철로 넘겨야 할 판"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이 관계자는 "오는 16일에도 농민시위가 잡혀 있어 제대로 공사를 못할 것 같아 아예 모든 일정을 그 이후로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지하철 9호선 909공구는 여의도 샛강과 국회부지ㆍ의사당로 지하차도 하부를 통과하는 당산동∼국회∼여의도 한성아파트 2천6백70m 구간이다. 국회의사당 아래를 지난다는 이유로 말들이 많아 다른 구간보다 1년 늦은 지난해 7월15일에야 겨우 착공에 들어갔지만 작년말부터 FTA·이라크 파병 관련 각종 집회에 따른 공사장 차량진입 통제, 파손자재 복구 등에 시간을 허비해 현재 공사가 한달 정도 지연된 상태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